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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홍래 Sep 19. 2016

김대건 신부 대축일 미사를 마치고

성당에 처음 나올때 부터 의문점이 있었다


개신교에서는 예수상이 없는 십자가를

사용 하지만 카톨릭에서는 십자가에 예수가 처형될때의 모습으로 계신다

나는 미사중 가끔 그 모습을 올려다 보면

당시, 얼마나 처절 했을까? 하는 애절함이

기곤 한다

내가 다니고 있는 성당의 십자가에 계시는 예수상을 보면 상반신은 벗고 옛 시골에서

농부가 밭일할때 입던  한복 바지(고쟁이)를

입고 무릎까지 걷어 올린채 상투를 튼 예수가

처절한 모습으로 십자가에 달려있다

"왜, 상투를 하고 고쟁이를 입고 계실까"

의구심이 생겨 교력이 깊은 성도에게 문의를

하였으나 설명 해줄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오늘은 김대건 신부님의 대 축일 이다

한국 카톨릭에서 축일로서는 큰 행사 이다

독서가 끝나고 주임신부의 강론에서

옛 김대건 신부가 중국에서 신부 교육중에

당시의 한국 정세를 보고하는 짧막한 편지를

낭독 하셨다

중국에서 한국 정세를 알아 보라는 밀명을

받으시고는 귀국 중에 국경 근방에서

중국에 다녀 오는 사신단을 만나서 그쪽을

통하여 국내 사정을 보고 하는 내용 이다

국내에서는 천주 신자가 200명 가까이 처형을

당했고 누구는 자식이 천주 신자라 부모는

곤장으로 형벌하고 자식은 처형을 당했다

그리고 중국에 계시던 프랑스 신부가 중국

통역인과 함께 지금의 전라도 지역을

방문을 하였다

신도들이 몰려와서 신부님이 없어서

5년간 고해성사를 하지 못 하였으니 성사를

받아 달고 간청 하기에 말이 통하지 않아서 몸짓으로만  서로간 고해성사를 하였다

그리고 그 프랑스 신부는 이 한국 성도들만

두고 혼자살겠다고 중국으로 돌아갈수

없다고 보고 하고는

끝내,성도들과 함께 운명을 함께 하였다는

내용의 편지 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강론

우리 성당의 예수상을 뵙면 모두가 상투와

고쟁이 바지를 입은 모습을 의아해 한다

우리 성당이 있는 지역(마포 지역 소재)

주변으로 당시에 많은 천주신자가 처형이

집행된 지역이고 절두산을 비롯해 성지가 있다

그래서 초창기 한국 천주 신자들의 뜻을기리기 위해 그분들의 모습으로 상투를  하고

고쟁이를 입은 예수상이 계신다

어쩌면 그분들의 모습이 예수 일 것 이다


이제, 예전으로 이야기 할수있는 2년전

개신교 시절을 생각 해보면

당시,내가 다니던 교회는 120년전 언더우드

선교사에 의해 설립 되었다고 했다

우리나라에 개신교가 들어올때 초창기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의미가 깊은 교회 이다

그러나 교회 어디서도 그 역사를 찾아 볼수가

없었다  마치 누가 일부러 그 흔적을 모두 지운듯 너무나도 깨끗했다

그래서인지 누구도 그 역사를 알지도 못하

설명 할수도 없었다

심지어 지금의 담임목사 바로 전 목사가 누구 인지?

가까운 역사 마져도  알지 못하여

늘 안타까운 적이 있었다


이렇게 살아가는 현실이 힘들어 때로는

역사가 옛 이야기로만  들릴때가 있지만

그래도 우리가 서있는 이순간도 역사의

휘몰치는 큰 강물 속에 있을것 이다

우리가 잊고 있다고 역사는 없어 지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또한 그 역사로 인해

오늘의 우리가 이자리에 있는 것 같다


의문점은 풀려지만 왠지 서글퍼져

성당에서 나올때 까지 상투를 하고 있는 예수상을 몇번이고 올려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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