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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홍래 May 15. 2018

무제

하느님


지금같이 살아온것처럼 세월이  흘러서

뛰는 가슴이 약해지고 정신마져 혼미하여

몸을 추수러기도 어렵다 할지라도

지난 겨울에 핀 동백 꽃을 모아 만든 기름으로

 반지르하게 머리에 바르고

먹인 하아얀 모시 적삼을 차려입

흐트러지지 않는 정좌의 자세로 겸허이 갈수있게 하소서


그래야 이 세상에 와서 수많은 파도와 폭풍을 이기고 열심히 살아온 나를 아는 누구에게도 억울하지 않을것 같습니다

그것이 욕심이라면

겁을 먹어서 손과 발이 경직이 되어도 

눈물을 흘리며 삶에 구걸하지않고

의연하게 왔던길을 돌아가게 하소서


훗날  나를 아는 모든이에게                                        

고은 모습으로 만 기억 되게 하소서


아이들이 슬프다고 뒹굴고 몸부림을 쳐도

삼 일간만  슬픔을 허락하게 시고

세상 일에 바빠서 나에 대한 기억을

다 잊고 산다 하여도 그들을 하지 마소서


강변 위에서 

풀잎을 일으키는 바람 한점으로

내가 자주 가던 카페 골목 길 돌아서는 

진한 커피 향 한줌으로 남아 있게 해주소서


우연히 내 아이들이  그 골목길을 지나가면

우연히 내  아이들이 한강 변을 거닐고 가면

가만히 다가가서 머리결 한번 만져주고

혹여  기억 이라도 날수 있게

어깨 위에서 잠시 머물러 갈수 있게 하여 소서

제주에서 피는 유채꽃  4월의 햇살처럼

가끔씩 생각이 나는 골목 길 카페의 아메리카노 여운처럼

그들의 기억속에서 남아있게 하소서


하느님

이 모든 것이 욕심이라면

 모든 것이 떠나면서 까지버리지 못하는  욕심이라면

저의 모든것을 맡기오니

주님의 뜻대로 가게 하여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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