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예술센터

을지로. 2020-2022

Jan 31. 2025

도시엔 예술가가 모이는 거점이 존재합니다. 서울시는 서울에서 자연스럽게 창발 한 예술거점을 지속가능하게 만들기 위하여 '예술거점 활성화 지원 사업'을 시행하였습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운영되었던 사업은 총 4개의 자치구가 함께 하였습니다. 그중 중구가 있습니다. 을지로를 중심으로 펼쳐진 사업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가능성

2019년 '예술활동 거점지역 활성화 지원사업'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예비사업이 실시됩니다. 당시 민관협치를 위해 중구문화예술거버넌스가 운영되고 있었던 터러 예술가(기획자)와 중구문화재단 지역문화팀간이 교류가 활발하였습니다.

이후 중요한 영향을 미칠 두 가지 기획이 민간에서 중구문화재단에 제안됩니다. 하나는 을지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 단체 R3028과 APLENET이 제안한 「을지로판타지아」였고, 둘은 만리동예술인협동조합에서 제안한 「을지아트페어프라이즈」였습니다.

「을지로판타지아」는 을지로 원도심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예술 단체들이 연합해 재개발로 도시 경관이 바뀌기 전에 지역을 새롭게 경험하고 기억하게 하기 위해 거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미디어 페스티벌이었습니다. 「을지아트페어프라이즈」는 예술인 주택을 중심으로 형성된 만리동예술인협동조합의 이사장이 후배(신진예술가)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설계한 교육프로그램 초기 단계 모델이었습니다. 당시 지역문화 팀장은 민간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사업의 예산과 인력을 지원하게 됩니다.

두 사레를 통해 민관의 협력 관계가 한 단계 성숙 했고, 공공은 을지로 미술에 가능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후 사업은 중구 '예술활동 거점활성화 지원 사업'에 중요한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됩니다.

예술활동 거점활성화 지원 사업, 중구

1) 예술거점 활성화 지원 사업, 중구 사업 개요

중구의 역사적 공간, 기술력, 지역 자원, 예술적 창의력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구축

을지로, 필동, 광희동을 예술활동 거점으로 조성

주민과 예술가의 자발적 네트워크 구축

침체된 도시공간의 문화적 개발을 통한 예술생태계 기반 조성

산업과 어우러지는 예술생태계 기반 마련

2) 예술거점 활성화 지원 사업, 중구의 사업 목표

예술인들의 지역 활동 기반을 제공

문화예술 활동주체를 발굴

지역예술인들의 네트워킹을 강화

예술교육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지역자원을 활용한 콘텐츠를 개발

3) 예술거점 활성화 지원 사업, 중구의 실행을 위한 방법

지역 예술가, 예술공간, 산업종사자 네트위킹과 예술교육을 위한 앵커시설(공간) 조성

시각예술 기획전시를 위한 앵커시설(공간) 조성

사업 운영을 위한 전문가 그룹, TF팀 구성

을지로, 예술 센터

1) 지역

중구는 사업 거점을 을지로, 필동, 광희동 세 곳으로 선정하였습니다. 각 동은 도보 15분 내외로 이동 가능한 가까운 거리로 이곳 중 교통의 편의성으로 접근이 용이하고 신진 예술가의 유입이 활발한 을지로를 중심으로 삼게 됩니다.

2) 공간

을지로는 젊은 시각예술가(디자이너)들이 작품을 만드는 곳, 실험하는 곳, 발표하는 곳, 판매한느 곳, 모이는 곳, 교류하는 곳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많은 인적자원이 모이는 곳에서 관계를 엮어내고, 시각예술씬의 언어로 담론을 제시할 수 있는 물리적인 공간 조성이 필요하였습니다.

초기 사업 계획은 센터 2개를 설립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는 '네트워킹과 예술교육'을 위한 센터였고 둘은 '기획 전시'를 위한 센터였습니다. 후보에 올랐던 공간은 '산림동 136-1'과 '산림동 82-1'이었으나 공간 임대 어려움으로 결국 센터를 하나로 합쳐 만드는 것으로 방향을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장소는 2018년부터 중구청에서 임대 검토를 했었던 '산림동 82-12'로 정해집니다. 3층으로 쌓인 컨테이너가 1960년 중반에 준공된 콘크리트건물에 의지하여 있는 건물이었습니다. 1층은 공장으로 2층은 창고로 사용되었기에 3층과 4층에 전시장을 만들게 되어 아주 을지로스러운 장소, '을지예술센터'가 탄생하게 됩니다.

을지예술센터 입면도 3F(좌), 4층(우)

3) 인력구성

을지로는 여러 층위가 적층 된 특수한 장소입니다. 낡은 원도심 1층을 중심으로 제조산업지역이, 3층 이상엔 순수 예술공간과 복합예술공간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성격이 다른 두 영역 모두 지역을 구성하는 중요한 축이었습니다. 지역의 특수성은 특수한 사람들을 요했습니다.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지역민들과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어야 했고, 시각예술 형식에 맞는 언어를 구사해 씬에서 인정받는 공간을 구축해야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문화재단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행정을 수행해야 했습니다. 지역, 미술씬, 마케팅, 행정 네 꼭지가 균형을 잡으며 일을 해나갈 팀을 구축해야 했습니다. 그 결과 초기에 9명의 전문가가 모여 팀을 구성하게 됩니다.

대상지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예술가

미술씬에 대해 이해가 높은 기획자

대안공간 운영자

공공영역 행정가

축제·공연 기획자

예술계 마케터

평론가

그래픽 디자이너

4) 업무구조

TF팀은 초기 2명의 PD와 7명의 PM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중구문화재단은 사업의 기획과 운영에 있어 긴밀하게 소통하여야 했지만, 이들이 별도의 조직처럼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었습니다. 그 결과 TF팀이 현장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기획하고, 외부 자원과 빠르게 결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사업이 운영되면서 PM의 수와 역할은 기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4) 운영사업

을지예술센터는 전시 공간으로 기획전시와 협력전시가 이루어졌습니다. 2019년 을지로판타지아의 맥을 이은 덕분에 골목을 비롯한 외부 공간 모두가 그들의 전시장이 될 수 있었습니다.

ⓐ 기획전시

지역의 담론 제시

구작 전시 지향

전시를 위한 창작 지양

창작을 위해 지원금을 주는 구조가 아닌 구작을 전시함으로써 수입을 만들 수 있는 구조를 구축

ⓑ 협력전시

시대를 해석하고, 작품을 해석해 작가가 설 자리를 만드는 큐레이터의 역할의 중요성 공유

큐레이터가 모일 수 있는 판을 마련

외부 큐레이터들과 협력하여 전시 기획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획자, 예술가와 협력하여 전시, 행사 기획

새로운 작가의 지역 유입과 지역작가의 성장 지원

문화재단과 협력하여 신진작가가 성장 지원

신진작가 워크숍, 멘토링, 전시를 기획 운영

ⓓ 연구·조사

도심 산업지역의 특성과 예술의 상관관계 연구

제조산업지역은 문화 산업의 가능성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을지로 덕분에 어떤 예술가가 성장했는지 조사

▶ 을지예술센터 전시 목록

▶을지로 기술과 예술의 상관관계 조사연구

안녕, 을지예술센터

을지예술센터는 2020년 하반기 부터 2022년 말까지 '예술활동 거점 활성화 지원사업'의 기지로 역할을 하였습니다. 먼지 쌓인 창고, 골목, 건물 외벽이 모두 전시장이자 공연장이었습니다. 많은 갈등과 마찰이 있었습니다.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파열음을 일으키며 낡은 도시에 이전에 없었던 이야기가 펼쳐졌습니다. 우여곡절의 시간을 지나 활짝 피어올랐던 을지예술센터는 이제 막을 내렸지만 공동의 경험은 각자에게 남았을 것입니다. 이제 그곳의 시간은 그들이 가는 길을 따라 변해갈 것입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누군가의 손을 따라 피어나리라 생각합니다. 을지로에서 그랬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