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같은 악몽이 또 일어나고.

이태원 압사 참사

by 레이첼쌤


새벽에 자다 깼다.

보통은 화장실에 한번 다녀오고 다시 좀비처럼 침대로 들어가 잠이드는 편인데 왠일인지 정신이 좀 말짱해서 폰을 들어서 포털 사이트를 들어갔다. 이태원에서 할로윈 행사 중에 수십명의 사상자가 나왔다는 기사들로 도배되어 있었다.


사망자와 부상자 통계는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다시 잠이 들었다.

일요일 아침인데도 여느 때처럼 늦잠을 못자고 한 시간여만에 다시 깨서 기사를 보았다.

믿을 수 없는 현실이 벌어지고 있었다.

100명 이상의 사망자, 수십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길거리에 마네킹처럼 누워있는 사람들에게 쉴 새없이 심폐소생술을 하는 영상이 가히 충격적이다. 신기한건 얼굴도, 상체도 보이지 않았지만 발과 다리만 보이는데도 이미 산 사람의 다리가 아니라는게 느껴진다. 나는 죽은 사람의 모습을 볼 일도 없고, 영화에서 시체 장면이라도 나올라치면 무서워서 눈을 질끈 감아버린다. 그 힘이 풀려버린 눕혀진 사람들의 다리의 모습이 너무 비현실적이라 믿기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세월호 사고가 났던 날의 모습이 떠오른다. 왜 이런일이 벌어지는걸까.

또 다른 트라우마로 전국민에게 남겨질 이런 전대미문의 사고가 말이다.



한창 뉴스를 들여다 보는데 아이가 일어났다.

평소처럼 아침을 먹이고 일요일이니 어디 외출할까 함께 고민하다가 가까운 놀이공원으로 나섰다.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말문이 막힐 정도로 슬픈 사고 소식과는 대비되게 오늘의 날씨는 너무 맑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청아하다.


놀이공원에서 바이킹을 타는 아이는 너무 행복해보인다. 이 좋은 가을날을 만끽하러 나온 가족들, 중고생들 모두 즐겁게 웃고 떠드는 모습에는 행복함만 엿보인다. 형형색색 국화꽃과 조화를 이룬 단풍잎들도 맑은 하늘 아래에서 더 빛난다.



참사는 일어나도, 우리의 삶은 계속되는구나.

그렇게 우리는 또 살아가겠지.

안타깝고, 슬프고, 먹먹하다.


눈부신 날씨만큼 밝게 빛났을 청춘들이 덧없이 생을 마감하게 되다니..


영화에서 볼법한 일은 영화에서만 볼 수 있기를, 현실에서 제발 두 번 더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소망해본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