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만두 Apr 07. 2020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나쁘지는 않았으나

이번 영화도 비슷했다. 이제 픽사의 스토리는 누구나 예측 가능해졌다. (1. 주인공)과 (2. 친구)의 좌충우돌 (3. 여행)기, 괄호에 1. 카우보이 장난감, 2. 우주 전사 장난감, 3. 보육원 탈출을 넣으면 토이스토리3가 되고, 1.기쁨이, 2. 슬픔이, 3. 라일리의 핵심기억 구출을 넣으면 인사이드 아웃이 된다. 이건 픽사의 영화들을 깎아내리는 게 아니다. 오히려 저런 단순한 스토리 구조에도 담고 있는 메시지는 전혀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 대단하다는 칭찬이다.

픽사는 토이스토리3로 시작해서, 인사이드 아웃, 코코까지 우리의 눈물샘을 터뜨리는 데에 재미 들린 것 같다. 이번 영화도 눈물샘을 터뜨리려고 했다. 하지만 픽사의 스토리에 익숙해진 나는 기시감을 느꼈다. 게다가 메시지는 평범했고, 감정선도 그랬다. 그렇다고 캐릭터의 매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었다. 음악도 평범했고, 영상도 지금까지에 비해 진보한 것은 아니었다.

좋았던 점은 상상력, 그러니까 세계관 설정, 그리고 적절하게 터지는 개그, 지루할 틈 없이 진행되는 극의 진행 속도 정도다. 평가가 박한 것 같지만 나는 명실공히 픽사 덕후고,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이렇게 평가한 것이다.

쿵푸팬더나 슈렉 이후로 이렇다 할 캐릭터가 없는 드림웍스나 미니언즈와 마이펫 이후로 죽을 쑤고 있는 일루미네이션을 보면 픽사는 꾸준히 평균을 하고 있는 것만도 충분히 대단하다.

지금까지의 픽사가 이루어 놓은 것이 3D 애니메이션 역사의 한 획이라면 이번 영화는 한 점 정도 되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원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