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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 Nov 23. 2020

[소리도 없이]

*스포일러 주의

어이가 없네. 소리도 없이가 아니고 어이도 없이다. 우연히 유아인이 주연이다. 영화를 보다 어떤 장면에서 들었던 생각이다. 부정적인 감정은 아니다. 감쪽같이 속은 느낌이랄까.

두 주인공은 정말 평범한 사람들이다. 시골에 살면서 교회에 다니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심지어 그 시골의 배경은 거의 리틀 포레스트라도 찍는 줄 알았다. 그들의 직업이 시체유기라는 것만 빼면 말이다.

영화는 주인공들을 능청스럽게 연출하고, 우리는 그들에게 이입하게 된다. 그들이 곤란에서 벗어나길 응원하고 있었다. 그들의 납치는 의도하지 않은 것이고, 그렇게까지 나쁜 놈들은 아닐 거라고 믿고 있었다.

갑자기 정신을 차린 부분은 인신매매범이 나오는 장면이었다. 평범한 아줌마 아저씨가 아무렇지 않게, 가축을 다루듯 아이들을 대한다. 주인공들에게 이입해서 보느라 나도 모르게 그들이 범죄자들이란 걸 잊고 있었다. 그래서 그 범죄들이 얼마나 잔혹한 것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경찰과의 격투씬에서는 누굴 응원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한줄평은 “토끼에게 사기를 치고 바닷속으로 납치해간 별주부의 잔혹함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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