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만두 Aug 11. 2021

다시 500일의 썸머를 보고 와야겠다

[졸업]

순전히 500일의 썸머 때문에 봤다. 옛날 영화 특유의 촌스러움이 팍팍 느껴진다. 무려 1967년작.  정도면 내가  영화들 중에(디즈니 피노키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제외) 제일 오래된  같다.


50여 년 전(써놓고 보니 진짜 고전이다) 영화인데도 청춘을 잘 그렸다. 그 시절 청춘이나 지금 청춘이나 불확실한 미래에 방황하는 모습은 다를 게 없다. 지금은 부장님 나이도 한참 지났을 것 같은 더스틴 호프만이 젊은 얼굴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주니 묘하게 위로가 된다.


위에 언급한 옛날 영화 특유의 촌스러움은 약간 기술적인 이야기이다. 화질은 차치한다고 해도 인물을 줌인하거나 줌아웃하는 화면이 상당히 투박하다. 이런 투박함이 요즘에는 보기 힘든 신박함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고전 명작이라고 칭송받는 것에 비하면 아쉽다. 당시에도, 지금 봐도 소재는 상당히 파격적인데, 관객이 파격적인 소재에 몰입하기 위해선 감정선이 섬세하게 묘사되었어야 했다. 특히 주인공 외의 배우들의 감정선이 거칠게 묘사된 탓에 주인공이 독단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그마저도 청춘의 특징이라 생각하셨다면 뭐 할 말은 없다. 다시 500일의 썸머를 보고 와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킹덤: 아신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