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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 Mar 23. 2017

[미녀와 야수]

미녀와 야수 vs 미녀와 야수

새로 나온 [미녀와 야수]를 보기 전 왓챠플레이로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를 다시 봤다. 입에서 저절로 흥얼거려지는 OST와 심지어 대사까지 희미하게 읊어지는 걸 보니 어릴 때 비디오로 어지간히 많이 봤나보다.


원작을 본 것은 (안 본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이번 영화를 볼 때 영향을 준다. 나의 경우에는 방해가 되기도, 전율을 일으키기도 했다. 방해가 된 것은 원작과 다른 내용 때문이었고(대사를 읊을 만큼 많이 봤다) 전율이 일었던 건 원작을 놀랄만큼 똑같이 재현한 장면 때문이었다.

왓챠플레이로 보면서 어릴 땐 느끼지 못했던 점 두가지가 거슬렸는데 하나는 디즈니의 기존 작품들이 그렇듯 남성중심의 스토리였고, 두번째는 어설픈 그래픽들(Be Our Guest에서 어설픔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이었다.

스틸컷에서도 샹들리에를 보면 살짝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실사 영화에는 그 두 가지는 거슬리지 않았다. 그 때 치곤 주체적이긴 했지만 결국 남성 귀속적인 캐릭터인 벨을 페미니스트로 유명한 엠마 왓슨이 어떻게 소화할지 궁금했는데 결국 스토리를 건드렸다. 원작을 토대로 만든 영화들이 그렇지만 원작의 내용을 건드리면 거부감이 든다. 반면에 그래픽으로 재 탄생한 장면들은 좋았다. Be Our Guest 장면만 보러 재관람할 의향이 있다.

내용과 결말, 심지어 무슨 대사를 칠지도 아는 영화를 영화관에서 굳이 봐야하는 이유는 음악과 영상이다. 먼저 영상이 숨막히게 예쁘다. 배우도 물론 아름답지만 배경의 영상미가 엄청나다. 영상미의 폭발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Beauty and the Beast 장면인데 이 장면은 디즈니의 역대 아름다운 명장면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라푼젤 I see the light장면 정도는 돼야 이 장면에 견줄 수 있을뿐). 그리고 음악은 영상미와 시너지를 내는데, 영화음악 명가 디즈니가 공을 많이 들인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음악이 몇 개 더 추가됐는데 원작보다 좀 더 뮤지컬 영화같았다.

저 드레스에 2160개의 스왈로브스키 크리스탈이 들어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엠마 왓슨의 연기를 아쉬워했는데, 속으로 동의하면서 봤다. 애니메이션은 실물을 그린 것인데 애니메이션 속 벨이 실물보다 왜 자연스러운지 모르겠다. 나는 엠마 왓슨 말고 엠마 톰슨의 연기에 주목했다. 주연은 아니지만 그녀는 늘 씬스틸러다. 그 유명한 OST Beauty and the Beast를 부르는 미세스 팟 캐릭터를 맛깔스럽게 연기했다.

엠마 톰슨의 호들갑스러운 연기가 빛났다


관람하지 않을 이유가 별로 없다. 한줄평은 "명작이 낳은 새로운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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