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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 Nov 28. 2016

[형]

[형], 신명나게 까보자

 [형]을 보고 별로 할 말이 없음에도 리뷰를 해야하는 가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여기서 별로 할 말이 없다는 것은 부정적인 의미에요. 뭔가를 언급하기도 마땅치 않은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사실 쓸 말이 없는데 늘려서 써야하는데 이것은 정말 귀찮은 일이죠. 한장면 한장면 까고 싶은 마음이 상당히 많지만 스포를 하지 않는다는 스스로세운 원칙 때문에 그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그럼 억지 리뷰 시작합니다.


 [형]의 첫번째 단점은 클리셰입니다. 클리셰를 사용하면 충분히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재미를 떨어뜨리네요. 어릴 때의 사건으로 원수같은 사이가 된 형과 동생이 화해를 하는 과정이라는 뻔한 스토리를 정말 뻔하게 진행합니다.

나쁜 심성의 주인공이 개과천선하는 뻔하디 뻔한 스토리는 더 지겹죠. 심지어 형과 동생의 화해와 주인공의 개과천선의 개연성이 설득력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다른 영화의 나쁜 주인공들이 개과천선을 했으니까 [형]의 조정석이 개과천선 한 이유를 이야기할 필요를 못 느꼈나 봅니다.

클리셰와 신파가 아닌 장면을 찾기가 어렵다


 두번째 단점은 신파입니다. 신파적인 요소가 짙은 클리셰가 대부분이어서 첫번째와 두번째 단점은 사실 시너지를 내는 하나의 큰 단점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그럼에도 신파는 어떤 힘을 갖고 있습니다. 필자가 감성적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이렇게 재미없는데도 눈물이 찔끔 나긴 하더군요. 하지만 곧 눈물은 그치고 허무함이 찾아옵니다. 형제애라는 인간이 가진 보편적 감정을 이용해서 눈물샘은 자극하지만 울림은 없었습니다.


 세번째 단점은 연기입니다. 물론 연기는 탄탄한 스토리 안에서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내용이 부실한 연설문을 멋드러지게 읽어봤자 반발심만 생기는 것처럼요. 그래서 배우들이 영화 핑계를 댈 수도 있겠습니다만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알고 작품을 선택하는 것도 배우의 능력 범주에 들어가기에 연기력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조정석의 연기 자체는 좋았지만 지나친 욕설이 어색하고 특히 외모비하 대사는 배우의 이미지마저 깎아버리네요. 도경수는 딱히 못하진 않았지만 자꾸 상황이 받쳐주지 않는 명언 퍼레이드를 쏟아내느라 억지스러운데다가 임팩트도 없었습니다.

박신혜씨 미안해요

그리고 절정은 박신혜였어요. 흐르는 스토리는 얕은 개울인데 큰 바위를 던져봤자 울림이 퍼져나가기는 커녕 돌만 튈 것입니다. 여전히 발음과 발성이 뒷받침이 되지 않고 스토리는 엉망진창인데 멋드러지게 명대사인 척 하는 대사들을 마구 던집니다. 정말 피하고 싶은 명대사 폭투였습니다.


 여기까지 리뷰입니다. 너무 심한 거 아니냐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이만큼 쓴 필자가 대견할 정도네요. 청룡영화제를 보며 올해 한국영화의 수준이 상당하다고 생각했는데 한국 대표(사이즈 기준) 배급사라고 할 수 있는 CJ에서 이 정도 수준의 영화가 나온 것에 대한 실망도 담겨있습니다. 수고했습니다(이렇게 길게 글 쓴 나여).


추가) 오그라듦의 화룡점정은 엔딩크레딧의 OST가 찍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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