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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 Jun 30. 2019

[알라딘]

디즈니 음악대학 설립하나?

디즈니는 이쯤 되면 디즈니 음악대학을 설립해도 될 것 같다. 이건 거의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을 만들려고 영화를 찍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니면 지니의 깨방정을 실사화하는데 거의 모든 걸 쏟았다고 보거나.

어쨌든 그것들은 꽤 성공적이었다. 꽤 많은 게 성공적이었으니 안 좋았던 점부터 짚어보면, 주인공 알라딘의 매력이었다. 가창력도, 연기도 그저 그런 수준이었다. 얼굴은 오히려 악역 자파가 더 잘생겨 보였다. 그리고 나머지는 다 좋았다.

미녀와 야수와 더불어서 어릴 적 비디오로 백번도 더 본 영화라서 영화를 보는 내내 애니메이션이 머릿속에서 재생됐는데, 그게 지워질 만큼 좋았다. 가장 좋았던 걸 요약해보면 비주얼과 오디오라고 할 수 있겠는데 생각해보니 우리는 이 두 가지를 합친 걸 영화라고 부른다.

일단 비주얼 중 1번은 지니의 실사화가 자연스러웠다. 원작의 지니를 연기한 로빈 윌리엄스라는 대배우를 이어받은 윌 스미스는 그만의 지니를 만들었다. 원작의 캐릭터를 유지하면서도 거기에 윌 스미스만의 맛깔스러운 연기를 더했다. 2번은 의상들이 다 예뻤다. 나는 사실 패알못인데 원작의 패션을 정말 예쁘게 구현했다는 것은 내가 잘 알겠다. 3번은 뮤지컬 장면들의 화려함이다. Friend like me, A whole new world, Speechless, One jump ahead 등 다 좋았지만 장면만 놓고 봤을 때는 Prince Ali가 가장 좋았다.

다음으로 오디오. 그러니까 음악. 처음 언급한 것처럼 디즈니는 디즈니만의 아무도 따라 할 수 없는 음악적 특색이 있다. 그것은 가사가 영화의 내용에 거스르지 않고 녹아든다는 점이고, 멜로디가 단순한듯해서 어린아이부터 따라 부르기 쉽지만 동시에 매력적이다(음악이 좋다는 말을 글로 풀어쓰려니까 이렇게 표현력이 부족하다는 걸 느끼는 중이다). 알라딘 대표곡인 A whole new world야 좋은 건 알고 있었고, 이번 영화에서 가장 큰 수확은 단연 Speechless겠다. 이 노래는 앞에서 말한 디즈니 영화 음악의 특색이 다 담겼다. 극의 흐름의 절정에서 감정을 폭발시키는 역할을 해주고 가사가 주인공의 심정을 말하면서 멜로디가 겁나 좋다(그럴듯하게 표현하려다 포기했다). 그리고 나오미 스콧의 연기와 가창력이 미친듯해서 지금 그냥 장면을 떠올리기만 했는데 소름이 돋았다.

예전 미녀와 야수 실사화 리뷰에 “내용과 결말, 심지어 무슨 대사를 칠지도 아는 영화를 영화관에서 굳이 봐야 하는 이유는 음악과 영상이다”라고 썼었는데,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디즈니가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또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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