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틀랜드 여행(3)

NW 23rd Ave와 파웰스북

by 만두

포틀랜드 여행 셋째 날. 친구 남편이 구워준 베이컨과 팬케익으로 아침을 먹고, 미국인들 답게 커피도 마시고 친구네가 다니는 교회에 함께 갔다. 친구네 교회는 우리가 다니는 교회에 비하면 상당히 크고 열정적이었다.



예배가 끝나고 우린 근처 쇼핑센터에 갔고, 친구 부부는 교회에 일이 있어 남았다. 쇼핑센터는 상당히 크고 정돈된 느낌이었다. 포틀랜드는 세금이 붙지 않는 유일한 주 오레곤에 속해 있어서, 무언가를 살 일이 있을 때 올만하다. 기약은 없지만 나중에 맥북이나 아이폰을 살 때 핑계삼아 한번 더 놀러오기로.


당신의 생일 선물로 가지고 싶어 하던 그릇들을 한가득 샀다. 그러다 보니 금방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고, 포틀랜드의 자랑이기도 한, 또 포틀랜드가 원조이기도 한 푸드트럭에서 먹을 것들을 샀다. 그 후 가보고 싶었던 아마존 매장에 들러서. 킨들 시리즈를 좀 구경했는데, 특별할 건 없었다. 쇼핑몰 안에 한국에서 그렇게나 유행 중이라던 흑당 밀크티를 발견해서 마셨다.



여기서 우리는 양말을 파는 매장에 들어갔다. 매장 매니저는 유독 친근했다. 구경을 하고 있는 우리에게 뭐가 필요한 거 없냐, 어디에서 왔냐고 물었다. 보통 부담스러워서 괜찮다, 그냥 구경 좀 하겠다 하고 말지만 인상이 좋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 빅토리아에서 왔다고 대답했더니, 자기도 가보고 싶다고 했다. 친절한 사람을 만났다.


양말 두 개 정도를 골라서 계산하려고 하는데, 미국 온 이후로 조금씩 계속 말썽이던 카드가 결국 이 매장에서 계산이 안됐다. 캐나다에서는 잘 사용하던 애플월렛도 먹통이었다. 14달러 정도를 내야 했는데 우리가 가진 미국 달러는 5달러 정도. 그랬는데 당황해하는 우리를 보더니 5달러 정도면 충분하다면서, 흔쾌히 결제해줬다. 미국에 와서는 돈을 지불한 친절이 아니면 어떤 서비스도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처음으로 감동했고 진심에서 우러나온 감사를 전했다.



그리고 청담동 느낌이 물씬 나는 NW 23rd Ave를 걸었다. 물론 청담동에 별로 가본 적도 없지만, 청담동이 여길 따라 만들었겠다 싶은 곳이었다. 온갖 종이로 만든 소품들을 파는 가게와 소금을 파는 가게(왜 소금을 파는지, 사는 사람은 있는지, 산다면 왜 사는지가 궁금했다)를 구경했다. 아침부터 계속 걸었기에 잠시 카페에 앉아서 커피를 마셨다. 카페의 이름은 정직하게도 Barista였다. 그리고 카페를 나서서 거리를 계속 걸었다. 하지만 결국 수제 초콜릿 집 앞은 지나치지 못했고, 조금 비싸지만 맛이라도 볼 요량으로 몇 개의 초콜릿을 집어 들었다.



우리의 다음 행선지는 파웰스 북이다. 여기는 세계에서 가장 큰 독립, 중고서점이다. 아무튼 요즘 한국에 힙한 건 여기서 다 시작했다고 보면 된다. 나는 미국의 출판계를 잘 모르고, 어떤 출판사가 주류 출판사 인지도 모르고, 어떤 책들이 독립 출판물인지를 모르기에 내부는 그냥 큰 북미의 여느 서점과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그 규모가 그냥 큰 정도가 아니었고, 거의 한 블록이 다 이 매장이었다. 그래서 일부분만 구경하고 나왔는데도 해가 져 있었다.


사진은 들어가기 전에 찍어서 아직 밝다.


우리는 해가 진 후의 포틀랜드가 그리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았기에 얼른 차로 돌아와서 친구네 집으로 향했다.



캐나다에서의 일상과 여행 이야기를 쓰는 매거진입니다. 정보성 글도 아니고, 스마트폰에 남아 있는 일기를 조금 수정해서 올리는 형식으로 쓸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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