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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 Feb 20. 2017

[재심]

[재심]에 대한 아무말 리뷰

 브런치 무비패스 작가 선정에 실패했다. 브런치 무비패스의 첫 시사회가 [재심]이어서 돈 내고 보려니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런치에 조금 빈정 상해서 오늘은 편하게 아무말 리뷰.


 나쁘지 않았다. 왜 나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면 실화 기반이라는 걸 알고 봐서 그랬다. 영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재심을 봤으면 그냥 수많은 범죄 영화 중에 하나 정도로 생각했을 것 같다. [재심]이 실화 기반 영화가 아니었다면 식상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영화로만 보면 [내부자들]로 대표되는 레퍼토리이다. 관객들에 고구마를 실컷 멕이다가 마지막에 사이다를 주는 전형적인 범죄 드라마(내부자들, 베테랑, 성난 변호사 등 떠오르는 영화가 많다), 힘없는 소시민을 어쩔 수 없이 돕다가 본성 속에 숨겨진 선함이 드러나는 주인공(변호인이 떠오르기도 한다), 실화가 아니었다면 One of them일 뻔했다.

 실화 기반이기에 사회고발 영화라고 해도 다큐가 아닌 "영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장르적 피로도가 높다. 초반부터 결말이 예상된다(사실 영화관에 입장하기 전부터 그렇다). 이를 지루하지 않게 해주는 것은 역시 캐릭터다. 정우의 연기가 발군이다. 발성에 비음이 많이 섞였다는 핸디캡을 가졌음에도 정우의 연기가 좋아 보이는 이유는 표정연기이다. 표정 중에도 눈빛 연기가 최고라고 할 수 있는데, 눈빛 연기는 약간 짝눈일 때 더 흡입력이 있는 것 같다. 치명적일 수 있는 단점을 자신만의 강점으로 잘 극복했다.

얘 몽규야.. (이게 아닌가)

 강하늘도 약간 짝눈이어서 그런지 합이 괜찮았다(정말 아무말). 동주가 살짝 떠올랐는데, 금방 생각나지 않게 되었다. 전라도 사투리가 어려웠을 텐데 나름 선방했다.

본격 짠내 전문 배우

 김해숙은 [터널]에서의 장관 역할이나 [아가씨]에서의 악역을 떠올리면 소름 끼치게 악해 보이는데 또 이런 영화에서 보면 엄마 역할이 아니면 어색할 것 같다. 연기했던 많은 엄마 역할이 있었음에도 [재심]에서 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사실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믿고 보면 되는 배우인데 사족이 길었다.

 아쉬웠던 건 액션이나 잔인한 장면이었다. 굳이 들어가야 했는지 의문인 액션과 잔인한 장면이 많았다. 나는 수족다한증이 있는데 굳이 사회고발 영화를 보면서도 손 땀을 한 바가지 흘리고 싶진 않다. 필요하지 않을 땐 괜히 긴장시키지 않으면 좋겠다.

 한가지 더 아쉬운 점은 너무 보이는 영화였다. 무슨 말이냐면 잘 만들지 못한 영화일수록 직접적인 대사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경향이 있다. [재심]에서도 두 주인공이 자꾸 하는 법에 대한 대사가 그렇다. 반면에 잘 만든 영화는 흘러가는 에피소드, 의미 없어 보이는 툭 던진 대사가 절묘하게 메시지를 전달한다(아무도 모른다가 그랬다)


 그래서 총평은 "실화 기반이라는 것과 좋은 연기가 살린 식상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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