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평판은 멀리서, 나쁜 평판은 가까이서

당신이 모르는 사이, 누군가는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by talkaboutsth

회사 생활을 하면서 내 일만 잘하면 되지

굳이 인간관계나 평판이 왜 중요한지 모르겠다는

사회 초년생을 종종 보곤 한다.


그럴 때 나는 평판을 농사짓는 땅에 비유하곤 한다.

같은 씨앗을 뿌리고, 똑같이 물 주고 거름을 줘도

좋은 땅에서는 열매가 잘 맺히지만

척박한 땅에서는 식물이 말라 죽는다.


평판이라는 것이 그렇다.

원칙적으로는 업무에 개인적인 관계나 감정이 개입되면 안되는 게 맞다.

하지만 결국 회사도 사람들이 모여서 일하는 곳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절대로 그렇게 될 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분명히 나에게 우호적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고

그에 따라 일의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이것이 인간 본성에 기인한 현상이기 때문에

불합리하다고 할 게 아니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또 한 가지 사회 초년생들의 착각 중 하나는

'내 주변 사람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만 잘하면 되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그렇지가 않다


물론 내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건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나에 대한 평판이 되지는 않는다.

특히 나와 친밀한 사람의 긍정적 평가는 공적 평판에서 신빙성을 잃는다.

친한 사이에는 누구나 좋은 말을 하니까.


오히려 가까운 사람의 평가는 부정적일 때 더 크게 번진다

사람들은 '오죽하면 그 친한 사람이 그렇게 말하겠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대중은 '나쁜 평가'를 더 궁금해하고, 더 쉽게 받아들이곤 한다.


오히려 나에 대한 좋은 평판은 나로부터 먼 곳에서 시작된다

- 어쩌다 업무적으로 엮여서 잠깐 같은 프로젝트를 했던 직원

- 크게 왕래가 없던 타 본부의 임원

- 업무 상 연락만 주고받는 거래처 직원

이들이 해주는 좋은 평가들이야 말로 대중이 신뢰하고,

이것들이 모여 나에 대한 긍정적인 평판이 형성되는 것이다.


그래서 직장 생활에서

가까운 관계일수록 '조심'해야하고

먼 관계일수록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항상 기억해야 하는 사실은

'누군가는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나를 지켜보고 있고,

또 그들이 내가 없는 자리에서 나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런 말들이 모여서 나의 평판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로부터 먼 곳에서 나의 평판이 만들어지고

종종 예상치 못한 기회가 찾아오기도 한다.

내가 없는 자리에서 내 상사의 귀에 긍정적인 평가가 들린다거나

멀리서 나를 눈여겨보고 있던 임원이 중요한 프로젝트에 나를 지명한다거나

혹은 생각지도 못한 좋은 포지션에서 갑작스러운 이직 제의가 온다거나.


물론 이런 기회가 찾아오기 위해선

긴 시간 차곡차곡 좋은 평판을 쌓아올리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대단한 무언가를 해야하는 건 아니다.

꾸준하고 일관된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친분이 아닌 일의 성과 중심으로 생각하하는 것,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일은 누구에게도 창피하지 않도록 제대로 해내는 것.

(내가 늘 이야기하는 것 중 하나, 직장생활은 기본만 제대로 해도 상위권이다.)


이렇게 '관계'에 휘둘리지 않고 묵묵히 내 일을 '제대로' 해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좋은 나에 대한 좋은 평판이 내 귀에까지 들리게 되고

또 생각지도 못한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일 하다 막막할 때, '왜'를 생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