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하게 헤매지 않는 '일의 나침반' 갖기
나의 사회초녕생 시절을 돌아보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감정이 '막막함'이다.
분명 사수가 (심지어 매우 친절하게) 조곤조곤 설명을 해 줬고
그걸 들을 때는 '아 이렇게 하면 되겠네' 싶었던 일도
정작 내가 시작하면 뭘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함의 연속이었다.
왜냐하며 누가 어떻게 가이드를 해주든간에,
일의 '디테일'은 결국 내가 해냐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그걸 처리해나가는 과정은,
매 순간 수 많은 판단과 변수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모든걸 누가 알려준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모든 걸 뚥고 결과물을 만드는 것은 오롯이 내가 해내야 하는 것이며,
그 판단과 변수에 대한 대처도 내가 해야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직 일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고,
경험도 별로 없는 초년생들은 어떻게 그걸 해냐야 할까?
그 순간순간의 판단은 어떻게 해내야 하는 것일까.
너무너무 뻔한 이야기지만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그 판단의 기준이 되는 '왜'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도대체 이 일을 왜 하는가?'
사실 나에게 주어지는 회사 일의 대부분은 '문제 해결'이다.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해결책'을 마련해서 수행하면 된다.
이 과정은 생각보다 단순하고, 또 상식선에서 할 수 있는 일이다.
마치 배고프면(문제) 밥(해결책)을 먹고
졸리면(문제) 자는 것(해결책)과 비슷하다.
중요한건 문제가 무엇인지, 즉 '왜 하는지'를 명확히 아는 것이다.
그래야 적절한 '해결책'이 나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 부서의 '상반기 성과보고서'를 쓴다고 가정해보자.
왜 '상반기 성과'에 대한 '보고서'를 쓰는걸까?
우리 부서가 상반기에 얼마나 일을 잘했는지 못했는지
읽는이로 하여금 명확히 알게 하려는 것이다.
그렇다면 두, 세 가지만 제대로 해내면 된다.
- 명확한 기준(부서 업무의 범위, 상반기 KPI)과 성과(상반기 실적, 달성율)를 담기
- 보고 대상이 잘 이해할 수 있는(혹은 선호하는) 형식, 구성, 표현 쓰기
- 여기에 더해 하반기 전망과 전략까지 있다면 금상첨화
보통 일을 시작하면 '뭘 어떻게 해야하는가'에서부터 막막함이 시작되고
이걸 정의하는데까지만도 꽤 많은 업무 리소스를 허비한다.
하지만 '왜 이 일을 하는가'를 생각해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
그럼 이제 열심히 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일을 시작할 때 '왜'를 먼저 생각해보는 것은 여러 모로 도움이 되는데,
나의 경험을 미루어 보면 이런 효과들이 있었다.
- 최소한 결과물이 일의 목적을 벗어나지 않는다
: 선배들에게 "시킨거나 좀 잘 해라"라는 소리를 안 듣게 된다
- 일 하는 과정에서 쓸데없는 짓을 안하게 되어 효율적이다
: 소위 말하는 '뻘짓'이 줄어든다
- 일의 프로세스가 심플해지고, 퍼포먼스에 집중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성과가 난다
: 남들이 고민하는 시간에 수치 하나 더 정리하고 표 하나 더 그린다. 거기서 차이가 난다.
만약 지금 나에게 주어진 업무에서 막막함이 느껴진다면
심플하게 생각해보길 바란다.
'이걸 왜 하는가?, 문제는 뭐고 해결책은 무엇인가?'
아마도 무엇을 해야 할지 훨씬 명확해질 것이며,
그 답을 찾는 시간도 빨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