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어릴 때부터 나에게 너를 더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라고 말했다.
20대 때 그래서 그런 남자들을 주로 만났는데 성에 차질 않았다. 30대에 들어 여러 번의 연애를 하면서 왜 엄마가 그런 말을 하셨는지 깨달았다.
여자가 조금 더 좋아하는 연애를 하면 힘들다. 그럴 확률이 높다.
이건 나의 아주 개인적인 생각이 아니라 남녀의 사회문화적인 차이에서 근거를 들 수 있다. 대개 무리 속에서 여자들의 세계는 평등하다. 그러나 남자는 무리에서 서열이 존재한다. 남자의 세계에서는 자연히 갑을 관계가 존재할 수 밖에 없고, 남자는 본인 위치보다 조금 더 높은 가치의 여자에게 매료되고 충성하는 성향이 있다고 한다.
책 '욕망의 진화'에서도 나온다.
남녀의 사랑을 인간의 진화론적으로 근거로 접근한 내용인데, 여자는 남자에게 사랑받고 싶고 보호받고 싶다는 욕망이 있다 하고 남자는 외적으로 매력적인 여자를 원하고 인정받기를 원한다고 한다. 결론은 남자가 여자에게 구애하고 훨씬 더 좋아하는 연애가 오래갈 확률이 높다는 소리이다. 인간 유전자에 남은 본능이 그렇단다.
사회적인 능력,외모가 뛰어난 남자는 한 여자에 쉽게 정착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가 나를 많이 좋아하지 않는 한, 관계가 오래가지 못한다. 그래서 그런 사람을 내 것으로 만들고 내 곁에 두려면 나를 여성으로서의 가치로 증명해 보여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여자는 자기가 더 좋아하는 연애를 할 때 항상 상대의 마음의 변화에 대한 불안함을 갖고 긴장상태로 연애를 하게 된다. 남자의 작은 행동 하나에 자주 서운해한다.
반면, 쉬운 레벨의 연애 = 내가 사랑받는 연애를 하면 마음에 불안함이 없다. 상대가 나를 좋아한다는 것이 너무나 강렬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관계가 편안하고 위기감이 적다. 그러나 그의 적극적인 마음 외에 내가 그에게 느끼는 다른 매력 포인트가 없다면, 그를 만날 때마다 내가 아깝다는 생각에 아쉽고 복잡한 마음이 든다.
연애에 대해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인간이 자기중심적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외모, 능력적으로 나보다 나은 상대를 원하고, 곁에 두려는 마음이 그렇다. 적어도 손해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깊은 인간관계는 어느정도 비슷한 사람들끼리 형성하게 될 수 밖에 없다. 나보다 상위그룹의 사람들과 어울리려면 애써야 하고, 그 정도의 능력이나 매력을 갖춰야 한다.
이쯤에서 자기객관화 능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나의 현재를 파악하고 외모,능력,성격을 업그레이드 하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결국엔 내가 더 사랑받기 위해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것 그것은 기적이라고 하지 않던가? 노력하는 자에게 길이 열리나니. 이 각박한 세상에서 서로를 알아보고, 좋아하는 정도가 비슷한 사람은 분명 존재한다.
적당히 타협하고 눈 낮춰 남자를 만나서 만족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라면, 내가 욕심이 많다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게끔 나의 여러 매력을 끌어올리는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연애에서 아쉬움과 상처를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