꽂아둔 책

by 지유


설렘 가득 안고 사서 아직

읽지 않은 채 꽂아둔 책이 두 권 있다.


지금 당장에라도 읽고 싶지만,

더 잘 어울리는 때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지금과 제일 잘

어울리는 책을 읽고 있다.






책 욕심이 있다. 책에 할애하는 시간과 읽는 속도에 비해 욕심만 많다.

읽고 싶은, 갖고 싶은 책에는 이유도 다양하다.

관심 있는 분야라서,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이 나와서, 존경하는 사람이 추천하는 책이라서, 관심 있는 사람이 읽는 책이라서, 책 표지가 예뻐서, 내지가 예뻐서, 제본이 예뻐서, 그냥 그냥 좋아서.

게다가 책은 책으로써 물리적으로 손에 쥐고 종이를 넘겨 보고 싶어 다른 형태로 보는 건 꺼려진다.

사서 선반에 꽂아 넣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도 원하는 모든 것을 살 수는 없어 바로 읽을 책을 신중히 고르지만,

갑자기 선반에 꽂힌 몇 년 전에 읽은 책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그래서 새로 산 책은 그대로 꽂아두고 결국 읽었던 책을 꺼내 든다.


일단 책을 샀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하는 강압감도 있는데 요즘은 그걸 떨쳐내려 한다.

그냥 지금 당장에 가장 어울리는 문장 한 줄이면 되지 않을까.

내일은 그 문장을 이어가지 않아도 좋지 않을까.

그래서 지금은 지금과 제일 잘 어울리는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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