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인배

by 지유


만약 내가 너에게 상처를 주었다면

그건 너를 바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명 나의 시선이 비틀어진 채

너를 보았을 것이다.


아마 순간의 나약한 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이었으리라.


역시 아직은 부족한 사람임을 깨닫는다.






의도치 않게. 아니다 아니다. 솔직히 가끔씩 의도적으로 남에게 상처를 줄 때가 있다. 그렇지만 그 의도를 결정하는 순간은 놀랍도록 짧다. 마음속에서 ‘하지 말자.’ 하면서도 지금 이 순간에 이 말을 해야만 내 기분이 조금 나아지는 것이다.

언제나 여유 있고 느긋한 성격이지만 이럴 때 만큼은 머리를 거쳐 입으로 내 뱉는 말의 속도가 무섭도록 빠르다. 그 말의 속도만큼이나 후회도 빠르다. 이 순간은 입방정과 후회의 속도 경쟁이다.

그리고는 깨닫는다. ‘아 역시, 난 부족한 사람이구나. 상대를 그대로 바라보지 않고, 나의 시선에서만 바라보고, 그냥 나와는 다른 사람이 아닌 틀린 사람이라고 판단해버렸구나.'

내 마음이 그렇게 까지 넓지 않았고 참으로 나약했던 것이다. 나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내가 더 상처받지 않기 위해 남에게 상처를 준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 그런 말을 하기까지는 그래도 그 사람을 안다는 것이고 안다는 것은 인연이 있다는 것인데 그런 소중한 인연에게, 사랑하는 내 사람에게 상처 주지 말자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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