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내게 모든 걸 얘기해줬고,
난 네게 모든 게 이해가 간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너가 겪은 고통의 절반도 느끼지 못했으며,
너에게 나는 아무런 위로도 되지 못했다.
그저 옆에서 얘기를 들어주었다는
그걸로 너의 고통을 함께했다는
이기적인 위로이다.
나도 그 마음 다 안다.
얘기하는 너의 모습이, 그 힘없는 눈빛이
나를 한 없이 걱정시키고, 속상하게 한다.
그저 너의 아픔을 공유해주어 고맙고,
나는 그 아픔을 덜어가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다.
거짓말 같겠지만,
나도 그 마음 다 안다.
엄마였다. 이 글을 쓰게 된 건 엄마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였다. 여느 때와 같이 엄마와 나는 동그란 식탁에 나란히 앉아 식사를 하던 중이었고, 나는 조심스럽게 궁금했던 질문을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는 쉽게 말을 잇지 못하셨지만 결국 많은 이야기를 털어 놓기 시작하셨다.
친구들의 고민은 어릴 때부터 자주 들어 왔지만, 엄마의 고민을 이렇게 듣는 건 처음이었다.
엄마의 눈에 고인 눈물은 없었다. 하지만 엄마가 말하는 모습에서, 그 힘없는 눈빛에서 가슴속에 촉촉한 눈물을 보았다. 나는 ‘힘들었겠다.’, ‘그 마음 알 것 같아.’ 하고 말은 했지만 이건 위로조차 되지 않는다는 걸 말하는 그 순간에도 알고 있었다.
항상 그렇다. 고민을 듣는 사람은 고민을 털어 놓는 사람에게 그 심정이 이해가 간다고 말을 한다. 옆에 있는 누군가 살짝만 아파도 ‘아프겠다.’ 즉, ‘나도 그게 얼마나 아픈지 알아.’하고 생각하며 말을 건네지만, 언제나 그 당시 당사자 만큼 그 고통을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니다. 그냥 ‘그럴 것이다.’라고 추측하는 것뿐. 거짓이 아닌 진심으로 건네는 말이지만, 당장 내게 닥쳐있는 고통이 아니고 서야 온전히 그 고통을 함께할 수는 없다. 그저 나에게 이 무거운 고민을 나눠준다는 사실로 고마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