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을 사랑하는 일

by 소소담

공연을 사랑하는 일은 꽤나 쓸쓸한 일이다. 다소 마음이 쓰이는.

사랑하기도 전에, 그 마음을 품어보기도 전에 나는 기한을 부여받는다.

내가 그 공연을 사랑할 수 있는 정해진 시간.

내가 준비가 되었건 아니건, 정해진 끝을 맞이해야만 하는 서러움.

이제 존재하지 않는 시간을 받아들여야 하는 공허함이 어떠한지 잘 알기에 나는, 언제나 이번 공연에는 적당한 마음만 내주리라 다잡곤 하지만. 마음을 한정하는 일은 늘 그렇듯 쉽지 않다. 특히나 공연의 마지막을 함께하고 나올 때면 더더욱.

아무리 최선을 다해 사랑했다 할지라도, 극장을 나서는 발걸음에는 왠지 모를 설움이 남아있다. 어찌할 수 없는 미련이 남아있다.

결국 공연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던 시간들조차도 내게 위로가 되었음을. 난 극의 막이 내려지고 나서야 깨닫는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기어이 사라져 버린 것에 대한 공허함은 남겨진 자들의 몫이다. 그 시간을 누구보다 사랑했던.

어쩌면 이 또한 객체가 사라졌음에도 지속되는 사랑임을 느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