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차 모는 게 음주운전 아니던가요?
대한민국에는 12대 중과실 교통사고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바로 음주운전인데요.
음주운전에 대해 간단하게 말하자면 술이나 약물에 취한 채 운전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술뿐만 아니라 항히스타민이나 기타 마약류 등 약물 복용 시에도 운전이 금지되는데요.
이 기회에 음주운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통상적으로 "음주운전죄"라는 이름으로 자주 부르고 접하는 편이지만, 공소장이나 재판에서 음주운전죄라는 용어를 사용하진 않습니다. 정식 명칭은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이라고 기재되지만, 길기도 하고 굳이 일상에서 말할 때는 풀네임으로 부를 필요 없으니 이해하기 쉽고 직관적인 별칭으로 부르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요.
도로교통법 제4장 제44조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라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늘 그렇듯, 먼저 해당 조항의 내용을 살펴봅시다.
도로교통법 제44조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 노면전차 또는 자전거를 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
경찰공무원은 교통의 안전과 위험방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제1항을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 노면전차 또는 자전거를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운전자가 술에 취하였는지를 호흡조사로 측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운전자는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여야 한다.
제2항에 따른 측정 결과에 불복하는 운전자에 대하여는 그 운전자의 동의를 받아 혈액 채취 등의 방법으로 다시 측정할 수 있다.
제1항에 따라 운전이 금지되는 술에 취한 상태의 기준은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퍼센트 이상인 경우로 한다.
제2항 및 제3항에 따른 측정의 방법, 절차 등 필요한 사항은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한다.
요약해 봅시다. 차량을 몰던 운전자가 음주측정을 했을 때 0.03% 이상의 수치가 나오면 음주운전이고, 이에 불복할 경우 혈액채취의 방식으로 재측정이 가능합니다. 경찰공무원은 차량 주행이 비정상적이거나 기타 상당한 이유로 음주측정을 요구할 수 있고, 이에 불응하면 처벌받는 내용이네요.
참고로, 위의 44조 중 2024년 12월 3일에 신설된 조항이 있습니다.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은 자동차등, 노면전차 또는 자전거를 운전한 후 제2항 또는 제3항에 따른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추가로 술을 마시거나 혈중알코올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약품 등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물품을 사용하는 행위(이하 "음주측정방해행위"라 한다, 이하 같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흔히 말하는 술 타기 금지규정입니다. 시행일은 25년 6월 4일로 예고되어 있지요.
음주운전 후 사고를 일으켰거나 단속 과정에서 적발된 사람들은 도주하는 등 현장을 벗어난 뒤 혈중알코올농도가 감소하거나 사라질 때까지 시간을 끌어내려는 행동을 종종 보이는데요, 술 타기는 여기서 더 나아가 음주측정 전 술을 더 마셔 사고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훼손하고 위드마크 공식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를 가진 행위입니다.
적발 시 음주측정 불응과 동일한 수준의 처벌을 받게 되는데, 처벌에 대한 규정과 수위는 추후에 알아보도록 해요.
음주운전은 "운전"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만큼, 차량을 운전해야 성립되는 행위랍니다.
그럼 "운전"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또, 어떤 행위를 하였을 때 처벌 대상이 될까요?
생각보다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게 됩니다.
운전대를 잡으면 운전일까요?
시동은 켰는데 P단에 둔 상태라면요?
기어를 중립에 둔채로 가속 페달을 밟으면 그건 운전일까요?
혹은 고장나서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차량을 타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어떻게 하죠?
전진 말고 후진을 하면 그것도 운전인가요?
겨울에 추워서 히터만 켠 건데 이건 어쩌죠?
N단에 두었다가 차가 경사 때문에 나아가면 어쩌죠?
D단에 두고 아무 페달도 안 밟아 엔진 동력 때문에 스스로 나아간 상황은요?
대리운전기사가 도로 한복판에 차를 두고 도망갔는데 이럴 때에도 운전하면 음주운전인가요?
아파트 주차장에서 음주운전을 하면 단속 대상인가요?
쇼핑몰 주차장은 어떻게 하죠?
운전한 곳이 텅 비고 넓은 공터나 노상이라면요?
굉장히 다양한 상황과 정황을 고려해야 한답니다. 운전한 장소가 어디인지, 운전의 기준은 어떻게 정할지, 왜 운전에 이르게 되었는지 등 수많은 논점들을 파악하여 이를 구별해 내야 하죠.
이다음 글에서 처벌규정과 함께 자세히 알아볼 테니, 지금은 이런 것도 있다는 정도만 생각하시면 된답니다.
도로교통법 2조에는 자동차를 다음과 같이 구분하고 있습니다.
도로교통법 제2조 17
가. '차'란 다음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자동차
건설기계
원동기장치자전거
자전거
사람 또는 가축의 힘이나 그 밖의 동력으로 도로에서 운전되는 것. 다만, 철길이나 가설된 선을 따라 운전되는 것, 유모차, 보행보조용 의자차, 노약자용 보행기, 제21호의 3에 따른 실외이동봇 등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기구 및 장치는 제외한다.
도로교통법 제2조 18
가. 자동차관리법 제3조에 따른 다음의 자동차. 다만, 원동기장치자전거는 제외한다.
승용자동차
승합자동차
화물자동차
특수자동차
이륜자동차
도로교통법 제2조 19
"원동기장치자전거"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차를 말한다.
이륜자동차 가운데 배기량 125 시시 이하(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경우 최고정격출력 11킬로와트 이하)의 이륜자동차
그 밖에 배기량 125 시시 이하(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경우 최고정격출력 11킬로와트 이하)의 원동기를 단 차
도로교통법 제2조 19의 2
"개인형 이동장치"란 제19호 나목의 원동기장치자전거 중 시속 25킬로미터 이상으로 운행할 경우 전동기가 작동하지 아니하고 차체 중량이 30킬로그램 미만인 것으로서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것을 말한다.
도로교통법 제2조 20, 21, 21의 2
"자전거"란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및 제1호의 2에 따른 자전거 및 전기자전거를 말한다.
"자동차등"이란 자동차와 원동기장치자전거를 말한다.
"자전거등"이란 자전거와 개인형 이동장치를 말한다.
이전 글에서 원동기장치자전거와 개인형 이동장치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한 이유를 아시겠나요?
바로 지금 이 항목을 위해 설명한 것이었답니다.
그러니 음주운전은 자동차뿐 아니라 이륜차와 원동기장치자전거, 그리고 자전거를 운전해도 성립하는 행위라는 것을 기억하세요.
그 외에도 철도안전법 41조, 해상교통안전법 제40조, 항공안전법 제57조, 수상레저안전법 제27조에 따라 각 분야의 종사자들 역시 음주운전의 기준에 대해 정리되어 있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경우에는 고려할 일이 거의 없다 보니 설명하지는 않고 관련 법령 링크만 걸어둘게요 :)
또한, 도로교통법 제44조 이외에도 45조를 보시면, "과로한 때 등의 운전 금지"라는 조항으로 "술에 취한 상태 외에 과로, 질병 또는 약물의 영향과 그 밖의 사유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자동차등 또는 노면전차를 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자, 일단 가볍게 음주운전에 대해 기초적인 사항을 알아보았어요.
부디 이해하기 쉬웠으면 좋겠지만, 중간에 너무 긴 분량의 법령이 섞여있어 겁부터 먹을까 조금 걱정스러운 마음이 드네요.
그래도 겁먹지 말고, 천천히 읽어보면 모두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다음에는 본격적으로 음주운전의 처벌 수위나 정도에 대해 적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