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OS 업데이트
유구한 역사의 시작, 안드로이드 OS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등장한 지 12년이 지났다. 2008년 9월 23일 HTC G1(Dream)을 시작으로 국내엔 2010년 LG전자의 안드로-1, 삼성전자의 갤럭시 A를 시작으로 안드로이드 OS가 시장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초기 시장인 만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폰의 가닥을 잡기 위해 이것저것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고, 초기의 갤럭시 S는 다양한 변종(갤럭시 K, 갤럭시 U, 갤럭시 S 호핀 등)을 통해 시장을 공략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처음 시도해본 만큼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OS 업그레이드 측면에서 보면, 안드로-1은 안드로이드 1.6으로 시작했지만 2.2 프로요를 먹느니 마느니의 문제에 시달렸고, 갤럭시 S는 4.0 업그레이드가 개발 중이었다가 취소되었다. OS 업데이트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되었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꾸준히 제기하는 문제 중 하나가 되었다. 현재는 그래도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OS 업데이트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다.
사실 지금의 2회 OS 업데이트가 정착되기 전 삼성전자의 갤럭시 S는 3회 OS 업그레이드가 예정되어 있었다. 2.1로 출시되어 2.2, 2.3까지 업그레이드가 된 이후, 4.0의 검토와 개발이 실제로 이루어졌지만 업그레이드로 이어지지 않았다. 하드웨어의 제약이라는 등 많은 루머가 오갔으나, 여러 가지 루머들 중에서는 "절대적인 최적화와 통신사 앱으로 인한 RAM 부족"과 "구글의 압박"이라는 두 루머가 통한다. 이 때 OS 업그레이드가 3회 이루어졌다면, 이후 갤럭시 S2도 4.4를 먹었을 것이고, 구글에서는 기본적으로 3회 OS 업그레이드라는 가이드라인을 내세웠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러지 못했다. 2회 OS 업그레이드 문제는 얇지만 꾸준히 제기되어 오다가 8년 뒤, 문제가 터진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20은 갤럭시 언팩에서 999달러의 가격이 발표되는 순간 분위기가 싸해지는 기적을 발휘했다. 그동안 갤럭시의 인식은 "아이폰이 비싸니까, 삼성을 사야겠다"는 대체제 수준이라는 사실이 여기에서 드러난다. 커뮤니티의 반응 또한 차가웠고, 이는 판매량으로 여과없이 드러났다. 아무리 '카툭툭튀'니 '불편하다'니 뭐니 해도 아이폰이 잘 팔리는 반면 삼성은 그렇지 못했다. 가격을 지적하는 사항 중에는 "OS 업데이트" 항목이 절대로 빠지지 않는다. 삼성과 애플을 비교할 때, 삼성이 절대적으로 밀리는 곳이 바로 OS 업데이트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제기된 One UI 2.1 업그레이드 문제도 그렇다. 갤럭시 S9와 Note 9의 One UI 2.1 업그레이드 제외 소식은 이전에서는 제기되지 않은 문제였지만, 갤럭시 S10의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지고 난 이후고, 엑시노스 9810의 성능 저하 논란이 터졌음에도 꾸준히 써 온 고객들의 불만사항이 터진 것이다. 때문에 삼성에서는 내부 논의를 통해 다시 One UI 2.1 지원이 확정되었다고 공지했고, 불만은 어느정도 사그라든 바 있다.
여담이지만, OS 업그레이드로 (안 좋은 의미로) 유명한 회사가 있다면, 단연 LG전자가 떠오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플래그쉽에 해당하는 스마트폰의 OS 업그레이드를 내쳤고, 심지어 메인 플래그쉽의 OS 업그레이드를 포기하려던 회사이기 때문이다. 옵티머스 LTE II의 4.4 킷캣 포기, G Pro 2의 6.0 마쉬멜로우 포기, Vu 3와 G Flex의 5.0 롤리팝 포기, G4와 V10의 7.0 누가 포기(번복) 등.... OS 업그레이드로 문제로 여러 번 골머리를 앓은 회사다. 덕분에 2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이미지에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은 것은 덤이다.
이전에 "LG전자 사후지원 가이드라인"을 통해서 LG전자에게 사후지원의 개선을 피력한 바 있다. OS 업그레이드는 사후지원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후지원은 '기업이 고객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냐'의 척도로 이어지며, 기업에 대한 신뢰도와 충성도로 표현된다. 꾸준히 OS 업그레이드 약속을 지킨 삼성전자는 노트7 폭발 사건의 여파에도 현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OS 업그레이드가 느리고 처지는 회사(소니, LG 등)는 바닥을 기다 못해 Others로 빠지는 치욕을 겪고 있다. 이토록 OS 업그레이드는 사후지원의 면모에서 강력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스마트폰을 논할 때 가장 많이 따지는 부분 중 하나이기도 하다.
스마트폰의 교체 주기가 점점 길어지고, 스마트폰의 가격은 점점 상승하는 중이다. 수요가 적어졌다는 것을 각 제조사들이 깨달은 모양인지, 갤럭시 S20은 갤럭시 S10 대비 18만원이 올랐고, LG전자의 VELVET은 중급기 칩셋을 탑재하면서도 90만원에 가까운 가격이 됐다. 폭발적인 가격 상승 덕분에 스마트폰의 교체 주기는 길어졌고,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조사에서는 2013년 15개월이었던 평균 교체 주기가 2018년 33개월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로 2016년 25개월이었던 교체 주기가 2018년 32개월로 7개월 가량 증가했다.
스마트폰의 교체 주기가 길어짐으로서 스마트폰의 OS 업데이트 정책도 재검토가 필요해졌다. 구글의 픽셀 시리즈의 경우, 3회의 OS 업그레이드와 3년간의 보안 패치를 제공한다. Pixel / Pixel XL의 경우 7.0 출시지만 10까지 업그레이드되었고, 비교적 최근인 2019년 10월에 사후지원이 종료되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며칠 전 갤럭시S7의 보안패치를 진행하면서 보안패치의 연한이 4년으로 늘어난 것으로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이처럼 변화의 바람은 긍정적이지만, 메이저 제조사인 삼성에서 OS 업그레이드를 여전히 2회로 제한하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선도자가 바뀌어야, 나머지 제조사들이 제대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OS 업그레이드 및 사후지원 정책은 처음 시작할 당시 그대로이며, 심지어 특정 제조사에서는 "팔리지 않는다"를 이유로 여러 스마트폰을 쳐내는 등 심상치 않은 행보를 보인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메이저 제조사들은 대부분 잘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의 발전은 눈부셨지만, OS 및 사후지원 정책은 그림자처럼 그 뒤를 따른다.
눈부신 발전은 어느덧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이와 맞물려 스마트폰의 교체 주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소비자는 폰을 바꿀 진짜 이유를 상실한 지 오래다. 이러한 상황에 맞춰 스마트폰 제조사의 정책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에서는 OS 업데이트 정책을 보수적으로 바라볼 것이 아닌, 장기적인 시선에서 정책에 변화를 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