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랬던 시절이 있었지
더운 풀내음이 땀내에 섞여 그리움이 사무치면
마로니에 공원 한쪽 구석에선 기타를 치고
남방의 옷깃에 단추를 두어 개쯤 풀고
어질러진 긴 머리엔 다시 또
향수와 담배 냄새가 섞여
시끄럽고 지루하지 않은
날 벌레도 요동치던 그곳엔
옷 색깔과 같은 분홍 립스틱을 바른
그곳이 커졌다 작아졌다
무슨 말인지 다 이해가 안 되어도
그저 바라만 보았지
입술 : 글씨그림 #223
바라만 보아도
덥고 축축한 그곳의
여름은 무르익어
닿지도 않은
모든 것이
힘없이 녹아내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