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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해)

by 다자녀 디자이너

토요일 한낮에 혼자되어본 적이 몇 번이나 있나요?


수십 개의 형광등이 부담스러운 모두가 퇴근한 사무실 이던지 늦잠에서 겨우 일어나 아무도 접속해 있지 않는 메신저가 민망해 모니터만 멍하니 바라보던 방안이던지


세상에서 가장 조용하고 고독한 시간은 아마도 혼자 남아있는 토요일 한낮이 아닌가 싶습니다. 모두들 어쩌면 이렇게 힘든 오후를 미리 알고 잘들 빠져나갔을까요.

20161001_205614.png 쓸쓸(해) : 글씨그림 #63


그렇다고 지금 누군가에게 연락을 해본다는 건 절대 해선 안될 짓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혹 그도 나처럼 그냥 멍하니 있었다 하더라도 서로 민망할 것 만 같은 시간.


역시 최소한 금요일 저녁이 되기 전에 아님 토요일 일어 나자 마자 지금을 걱정했어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 어쩌면 모두 다음 토요일 한낮을 준비하며 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권진원 -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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