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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 큰 나무의 미혜 Dec 27. 2020

코로나 육아 시간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종일 아이들과 집에 있으면서 처음에는 나 힘든 것만 보였다. 큰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녔을 때는 둘째 아이가 낮잠 자면 그나마 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는데 낮잠 안 자는 큰아이마저 집에 있게 되면서 잠시라도 내 시간을 가질 수 없었다. 그래도 또 힘들다고 생각했던 시간을 버텨내자 익숙해진다.

 우리는 아침 설거지를 끝내면 산책하러 가고 집에 돌아와 점심을 먹은 후 만들기를 하고 어지럽혀진 집을 청소한 후 인형 놀이를 하고 큰아이의 한글과 숫자 공부를 한 후 아이들이 TV를 보는 동안에 빨래를 널며 저녁을 짓고 매일 조금씩 다르지만, 육아와 살림이 공존하는 비슷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나는 이렇게 반복되는 나날에 아이들도 코로나 일상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문득 아이들을 돌아보니 훌쩍 성장해있었다. 내년에 7살이 될 큰아이는 새로운 것을 경험하며 배우고 싶어 하고 친구들과도 어울려 놀고 싶어 하는데 '내가 계속 이렇게 집에만 데리고 있어도 될까?' 같이 떠들썩하게 놀다가 갑자기 살림하러 간 엄마를 조용히 기다리며 노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든다. 당장 유치원에 보낼 수 없더라도 큰아이가 가고 싶어 하는 발레 학원이라도 보내주고 싶은데 점점 늘어나는 코로나 확진자 수에 걱정 많은 엄마는 고민만 쌓아간다. 내년에는 지긋지긋한 코로나가 끝이 날까? 모두가 마음 놓고 보냈던 일상이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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