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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 큰 나무의 미혜 Dec 16. 2021

미리 겨울방학


 “콜록콜록” 마트의 좁은 엘리베이터 안. 얼굴이 시뻘게지도록 기침하는 아저씨 옆으로 마스크가 코밑까지 내려간 우솔이 보였다. “거봐! 엄마가 마스크 끈 묶자고 했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애꿎은 아이에게 화를 냈다. 얼굴이 작아서인지 얼굴형 때문인지 자꾸 마스크가 붕 떠서 코밑으로 내려가는데 그나마 얼굴에 맞는 하얀색 마스크는 절대 안 쓰고 파란색 마스크만 쓰겠다며 나갈 때마다 고집이다. 실은 신경 쓰이는 게 마스크뿐만이 아니다. 나갈 때마다 아이들이 만지는 것, 손 닦는 것, 사람 많은 곳 등 코로나 때문에 신경 쓰이는 게 얼마나 많은지 조금이라도 기침 소리가 들리면 괜찮다는 아이 손을 끌고 병원으로 향한다. 이러다 코로나가 아니라 스트레스 때문에 병이 날 지경이다. 요즘 우리 동네에서는 중학생에 이어 초등학생, 유치원생까지 코로나에 확진되었다는 소식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린다. 그래서 유치원에 불안해하며 보내기보다 힘들더라도 마음 편하게 잔소리하는 게 나을 것 같아 미리 자체 겨울방학을 시작했다.


“엄마 장 좀 볼게.”

“엄마? 정말 그걸로 장 볼 수 있어?”

아이들과 나갈 때마다 빽빽 소리 높이는 내가 나도 보기 싫어서 앞으로 장도 마음 편하게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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