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영화관에서 인사이드 아웃 2를 봤다.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이야기 구성이 처음부터 끝까지 잘 짜인 작품이어서 예솔과 몇 번이나 눈을 맞추며 놀라 웃었다. 특히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 감정 이입되었는데 결국 마지막에 '나는 나를 응원하고 있어!'라는 마음이 들어서 눈물이 났다. 그렇게 자신을 믿고 아이들을 키운다면 부족한 모습도 받아들이며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을 것 같았다. -2024.8.12.월-
우울하고 몸이 아파서 시작한 수영인데 할수록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40대에도 체력과 실력이 늘지 의구심이 들지만, 운동하면서부터는 속상한 생각도 덜 하고 일주일에 3~4번 마시던 술도 한 번으로 줄였다.
나는 수영이 좋다. 물속은 마치 태초에 부유하던 곳처럼 느껴져서 마음이 편안하다. 이토록 좋은 유영을 백발의 할머니가 되어서도 할 거다. -2024.8.13.화-
오늘은 가족과 독립문 일대를 돌았다. 한여름이 그렇듯 뜨거운 날씨에 무더웠지만, 이상하게도 내내 들떠있었다. 집에 돌아와 '오늘의 행복 한 줄'을 쓰기 위해 하루를 되새겨보니 평소보다 컨디션이 좋은 날이었다. 체력만 따라줘도 남편과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이 밝아지는구나 싶어서 한 번 더 매일 스트레칭이라도 해야지 다짐했더랬다. -2024.8.14.수-
올해 여름방학은 멀리 안 가고 가까운 곳으로 자주 놀러 다녔다. 나는 평소에 아이들과 가고 싶던 데에 가봤고, 남편은 가족의 먹거리에 더욱 신경 썼다. 우리도 남들처럼 어디 여행지라도 가야 하나 싶기도 했지만, 워낙 가족이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하고, 어느 교통수단이든지 오래 타는 걸 힘들어해서 우리에게는 홈캉스가 잘 맞았다. 오히려 방학 내내 여름휴가를 보내는 기분이다. -2024.8.15.목-
'오늘의 행복 한 줄'을 쓰면서부터는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오늘은 뭘 하면 행복할까?'를 생각한다. -2024.8.16.금-
엄마, 딸은 다 이해해 줄 거라는 말은 틀렸어. 나는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야. 엄마가 다른 사람들에게 절대로 하지 못할 말들을 나에게 뱉지 마. 그동안 상처를 하도 많이 받아서 작은 생채기에도 견뎌낼 힘이 없어.
나 너무 슬퍼. 아무리 수면으로 떠오르려고 발버둥 쳐도 물속 깊이 가라앉아. -2024.8.17.토-
거실 소파에 남편의 무릎을 베고 누웠다. 탈탈탈 돌아가는 선풍기 소리와 머리칼을 넘겨주는 손길,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한여름 빛에 흔들렸던 어제의 마음이 잠잠히 가라앉는다. -2024.8.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