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지 않던 시간 동안 노래 부르는 법도 잊었다. 세상이 만든 틀 속에서 AI보다 더 기계적으로 하루를 때웠다. 스치는 감정을 빨리 잊기 위해 스마트폰 화면을 쉼 없이 넘겼다.
그렇게 긴 시간 동안 겨울바람에 바짝 말린 생선처럼 건조해져도, 잊히지 않았다. 슬픔인 사람은 슬픔에서 잊히지 않는다.
어쩌면 나이 드는 것이 두려웠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반짝이던 시절의 나를 먹색으로 칠해 놓았는지도 모르겠다. 언젠가를 생각하며 살았는데, 막상 그 언젠가를 살아보니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이제는 빨갛고 노란 옷들을 입어도 빛나지 않는 자신을 바라보며 그저, 아무 감정도 가지지 않으려 애쓴다. 그렇게 한없이 들뜨지도, 무겁게 가라앉지도 않으려 한다.
그렇게 여러 날을 견디다가 어느 음악에 마음이 쿡 눌리면 나도 모르게 차오른다. 푸른 물이 눈까지 꾹꾹 차올라 거친 소리로 악을 쓴다. 아무도 반기지 않는 노래를 모든 감정이 쏟아져 나갈 때까지 지른다. 울고 싶은데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 부르고 싶은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처럼...
나이가 들면 어른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여전히 모르겠다. 어린 시절, 끝내 풀지 못했던 문제처럼 아직도 나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마흔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모르겠다. 지금의 나는, 나를 빛내던 불빛들이 한꺼번에 꺼져버렸다.
에세이 수업에서 배운 것처럼 모두가 기대할 만한 단정한 글로 마무리 짓고 싶은데, 답을 모르는 나는 그저 차오른 마음을 흘려보내기 위해 쌓일 대로 쌓인 마음을 두서없이 써 내려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