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커플은 둘 다 해외 여행 경험이 거의 없는 편이다. 모든 게 처음이라 어리숙한 초보 여행가들은 직장에서 열심히 돈을 벌면서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일본으로 떠나보기로 하는데!(나는 코로나 직전에 필리핀 세부를 딱 한번 다녀온 경험이 있다). 출발일까지 대략 10여 일을 남겨놓은 시점에서 계획을 정리하는 차원으로 브런치에 기록을 남기기로 했다 :)
1. 환전
여권이야 금방 만드는 것이니 크게 걱정할 것이 없지만, 환전은 고려할 부분이 좀더 많은 느낌이었다. 세계 220여 개국 중에서 일본을 가기로 한 것에는 무수한 이유가 있지만, 그중 하나가 바로 현재의 매력적인 엔화 환율이었다.
우리는 신한 쏠어플의 '환전 모바일금고'를 활용해서 2개월 전에 미리 환전을 해뒀다. 엔화 환율이 역사적 수준으로 매우 낮아져 있어서 언제 다시 반등할지 몰랐기 때문에 미리 30만원씩(나중에 10만원씩 추가 환전) 환전을 해서 금고에 넣어놓고, 지점을 선택해서 수령했다. 일본은 그 특유의 국가경제시스템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거의 없는 국가이다. 물론 최근에는 조금 상황이 다르다곤 하지만, 미국과 같은 국가들에서 9.1%씩 인플레가 발생하는 수준과 비교해본다면 물가가 매우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환율이 더욱 중요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아주 만족스러운 환율로 환전을 해서 기분이 좋았다.
2. 숙소
오사카에서 1박, 교토에서 2박을 일정으로 잡았다. 일본은 처음 가는 것이기도 하거니와 무척 드넓은 오사카와 교토를 겨우 3박 4일 일정으로 다 둘러본다는 것은 어불성설. 이번 여행의 컨셉은 관광지는 두세 곳만 방문하고, 나머지는 일본 골목길과 시장을 설렁설렁 돌아댕기면서 마음에 드는 가게도 방문해보고 산책도 잔뜩 하는 느낌으로 잡았다. 숙소가 가장 고민이 되었는데, 우리는 에어비앤비로 일본 현지인이 운영하는 하우스를 선택했다.
미리 예약을 해서인지, 원래 가격이 그런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숙소는 1박에 6~10만 원 사이였다. 오사카와 교토에서 각각 일본 느낌 물씬 나는, 혹은 가정집이 아닌가 싶은 곳으로 선택해서 숙소를 잡았다. 호텔처럼 세련된 곳으로 숙소를 잡을 수도 있었고, 료칸처럼 어차피 한번 가는 거 고급으로 갈 수도 있었지만 그건 다음 기회에^^
3. 항공편
이틀짜리 연차를 쓰고 주말을 껴서 가는 일정이기에 시간의 구애가 없다는 점. 체력과 정보력을 갖춘(?) 20대 청춘이라는 점. 부모님을 모시고 가는 게 아니라 우리끼리의 자유여행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저가항공을 선택했다. '피치항공'으로 오고 가는 왕복 비행기를 결제했는데, 나름 성수기를 피해서 잘 예약해서인지 위탁수하물까지 신청했음에도 75만 원 선에서 비행기를 해결할 수 있었다. 가장 큰돈이 드는 게 비행기값인 만큼 이쪽에서 경비를 절약할수록 다른 곳에 좀더 힘을 줄 수 있었다.
시간이 훌쩍훌쩍 가다보니 이제 정말 출국을 코앞에 앞두고 있는데, 사실 조금 걱정되긴 한다. '피치 못할 때'만 타는 항공이라고 해서 피치항공이라는 후기와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이용했다는 후기가 섞여 있어서 기대와 불안이 동시에 생기는 기분.
4. 일정 계획
계획은 특별할 건 전혀 없다. 일본 편의점 털기, 돈키호테에서 쇼핑하기, 교토 니시키 시장 구경, 기요미즈테라 방문하기 등등이 보인다. 사실 우리는 구글 맵과 파파고 번역기가 있기에 과거에 비한다면 훨씬 편하게 여행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도 처음 가는 여행이기에 교통편과 시간 계산, 동선을 미리 생각해서 계획을 세웠다.
3일차 계획은 아직 후보군들만 있고, 확정되지 않았기에 교토에서 가볼 만한 곳을 추천하고 싶다면 댓글로 달아주시길! 아 그리고 빠칭코도 기회가 되면 한번 해볼 생각이다. 아는 형은 일본에 갈 때마다 하는데, 돈을 따든 안 따든 엄청나게 재밌다고. 동영상으로 봤는데, 연출이 정말 어마어마하다. 역시 애니메이션의 나라인가 ㅎㅎ
최근, 이사 준비와 더불어 수많은 일정의 폭풍 속에서 정신을 못 차리는 날들이 많은 것 같다. 5월만 지나면... 꽤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일들이 결실을 맺는다. 조금만 더 고생하고, 모든 걸 뒤로한 채 홀가분히 일본으로 떠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