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연습장

마음에 드는 첫문장으로 시작하는 글쓰기

by 오연서

p.118 어른이 되고 보니 인생에서 재능보다 더 중요한 건 끈기더라고요. 끈기 하면 저와는 거리가 먼 얘기로 생각했어요. 부끄럽게도 저는 어릴 때부터 한 가지를 진득하게 못하는 아이였어요. 피아노, 미술 등 학원을 다니면서도 크게 재미를 느끼지 못해서 이것저것 옮겨 보고 싶기도 했어요. 그리고 참 하고 싶은 것도 많았어요. 지금 저희 아들을 보면 어릴 때 제 생각이 나기도 하네요. 그때와 지금의 차이라면 어린 저는 하고 싶은 것도 다 말할 수 없는 형편을 미리 알아서 마음에 담았다면.. 현재를 사는 우리 아이는 우선 저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너희들이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엄마와 의논을 하자고 늘 이야기하고 있어요.

어린 시절 저는 항상 마음이 조금 외로웠나 봐요. 이렇게 끈기가 없던 제가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끈기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사실은 아이들 앞에서 쉽게 포기하는 부족한 엄마의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어요.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를 들으면서 콧방귀를 뀌던 제가 생수나 수박은 무거워서 못 들어도 아이는 잘 안고 다녔어요. 선착순 1인 1 판매에서 두 개를 집어 드는 사람에게 줄 서있는 다른 사람도 생각해보라고 말하는 용기도 생겼어요. 끈기가 생기니 용기도 함께 생겼습니다. 글을 쓰는 끈기가 작가가 되고 싶다는 용기를 품게 했어요. 오늘도 끈기와 용기로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면서 꿈에 한 걸음 다가갑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인스타를 왜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