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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연서 Oct 20. 2022

작가가 되어야지

나는 오늘도 전업 작가를 꿈꾼다.

처음 작가가 되고 싶었던 건 중학교 시절이었다. 국어 시간에 자주 글 쓸 시간이 있었다. 어설픈 글이지만 내가 쓴 글을 열심히 읽었다. 그때 나는 발표하기 좋아하는 아이였다. 그 당시 우리 반에는 글을 잘 쓰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가 쓴 짧은 단편 소설들을 친구들이랑 돌려 보면서 참 신기했다. 어쩌면 저렇게 글을 잘 쓸까? 그렇게 그 글을 읽다가 소설책을 읽기 시작했고 어설프게 습작하기도 했다. 그때가 시작이었다.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건.   

 

시간이 흘러 내가 작가가 된 건 마흔의 여름이다. 변함없는 꿈이었다면 거짓이다. 가슴 한편에 남아 있던 그리움이 무엇 때문인지 수면 위로 떠 올랐다. 항상 의미 없이 바쁘던 내가 시간이 많아졌다. 시간이 많아지고는 무얼 해야 할지 몰랐다. 처음에는 다시 재취업을 준비했다. 사정이 여의찮아 나는 나를 챙기기로 했다. 책은 돈이 안 드는 취미라 꾸준한 취미생활 중 하나였다. 책을 읽고 콘텐츠들을 소비하던 경력 단절의 여자가 나다. 세상으로 다시 돌아가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동안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랐다. 물론 돈을 버는 일을 조금씩 계속해왔고 이것저것 다양한 취미들도 있었다. 진정 원한다는 느낌보다 뒤에서 따라가는 것 같았다. 더 이상 들러리는 되고 싶지 않다. 생각이 많아졌다. 딱 1년만 하고 싶은 것 해야지 했는데 벌써 3년 차다. 무수한 일 중에 왜 글쓰기를 시작했는지.

1권의 책을 내고 글쓰기를 계속한다. 딱 1년만 해보자에서 조금만 조금만 하는 내가 보인다. 지금은 1권을 더 내고 싶다. 글로 밥을 먹고살아보자.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특별한 경력이 없는 내가 2년의 공백을 가진 내가 지금 다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솔직하게 두렵다. 그저 이름 없는 무명작가지만 생활이 영위된다면 고민은 하지 않겠지. 다시 일하고 고정 수익을 만들면서 글도 써야 하나? 이 고민을 하게 되었다. 어쩌면 이 말이 정답이다. 온종일 노트북 앞에 있는 것이 아닌 생산적인 일. 그렇지만 그만큼 내 시간을 내어 주어야 한다. 더 타이트하게 시간을 나누어 써야 하고 항상 나는 바빠져야 한다.     


나 혼자라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출근, 집, 글쓰기, 출근, 집, 글쓰기의 생활을 한다면. 하지만 두 아이도 챙겨야 하고 남편도 챙겨야 한다.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이 없어지는 것이 뻔하다. 아이들이 많이 컸지만 그래도 엄마의 자리는 항상 필요하다. 남편에게도 마찬가지다. 특별하게 대단하진 않지만 나를 의지하는 가족들이 있어 이기적으로 나만 생각할 수는 없다. 한시적으로 기간을 정해서 사회로 돌아가야 하나 생각해본다. 현실적인 이야기다. 꿈을 위해서 나는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그래도 나는 작가가 되고 싶다. 글 쓰는 사람으로 내 이야기를 계속 이어 나가고 싶다. 그래도 나는 많이 성장했다. 꿈이던 첫 번째 책이 네이버 베스트셀러에 선정되었으니...  

나는 오늘도 전업 작가를 꿈꾼다.


*사진은 핀터레스트에서 가져왔습니다. 퇴고하지 않은 초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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