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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연습장

바다를 생각하니 지금 소금을 사야 할까??

by 오연서


바닷가에서 태어났지만 여전히 낯설다. 고향이 통영인 나는 유독 바다와 친하지 않다. 성인이 된 후로도 오랫동안 해산물이나 생선 등 바다 음식을 싫어했다. 비릿하면서 짠 냄새도 싫었다. 집을 기준으로 뒤쪽은 산, 앞쪽은 바닷가인 작은 곳인데 말이다.

고등학교 때 친한 친구 집에 갔더니 거긴 집 앞이 바로 바다였다. 마당에서 놀다가 바다로 나가자는 친구였다. “왜” “고둥 따러 가자.” 난생처음 바닷가에서 고둥과 소라를 주었다. 잡았다고 말해야 하나? 어릴 때 몇 번 해수욕장을 가봤지만 실제로 채집을 하는 경우는 없었다.

두 아이를 데리고 바닷가를 찾아다니는 여름이 오면 친구와 집 앞에서 바다로 뛰어가던 그날이 생각난다. 나는 성인이 되고 바다를 보는 건 좋아했다. 고깃배가 있는 항구보다 넓은 모래밭이 있는 휴양의 바다를..

첫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바다가 갔던 날, 아이는 유모차에서 보채지 않고 바다를 보았다. 그렇게 바다로 나들이는 시작되었다. 둘째는 모래가 발에 묻는 걸 싫어해서 남편이 대부분 안고 있었다. 큰아이는 바닷가에 앉아 물장구도 치고 모래놀이도 하고 점점 바다와 친해졌다. 까칠하던 둘째도 바다의 매력을 알았다. 여름이면 조개를 캐러 다니느라 피부가 빨갛게 익기도 했다. 조개를 잡는 체험 후 조개를 먹는 재미도 알아버린 둘째. 다양한 해산물을 좋아한다. 입이 짧은 아인 줄 알았더니, 육식 좋아하는 엄마가 밥상을 육식으로만 차리고 있었다. 지금은 의식해서 해산물도 밥상에 올린다.

요즘 언론에서 일본이 방사능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기사와 방송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안전하다면 자국 내에서 해결하던지 모두가 반대하는데도 왜 꼭 바다로 방류를 해야 하나?

이제는 아이들과 모래놀이를 하는 모습은 추억 속 한 장면이 될 것 같다. 앞으로 눈으로 보는 바다로 바뀌는 것은 아닌지.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자신의 아이들과 조개도 잡고 모래놀이도 할 수 있을까? 그러고 보니 이미 소금값이 많이 올랐다. 나도 소금을 사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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