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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연서 Feb 09. 2021

프롤로그

보통의 식사[프롤로그]

내가 오래전부터 쓰고 싶던 이야기는 음식, 요리에 관해서다.

일반 요리책과는 조금 다르다.

그 음식에 추억이 담긴 글을 쓰고 짧은 레시피를 추가하는 에세이 형식의 작은 책을 만들고 싶었다.

어린 시절 할머니의 요리, 할아버지가 80 평생에 처음 끓여주신 태운 라면, 편식해서 싫어하는 음식, 좋아하는 음식, 일품요리 등.. 음식마다 맛이 있고 추억이 있다는 걸 이제 알게 되었다.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으로 매일 쓰다 보니 내가 쓰고 싶은 글이 보이고 주제가 보인다. 거기에 내가 하고 싶은 말까지도.. 단지 책을 쓴다는 목표 아래에서 내가 쓰고 싶은 나의 이야기들이 생각난다. 이제 정말 쓸 준비가 되었다.

지금 쓰고 있다. 브런치에 낸 기획서가 이와 비슷하다. 25가지 정도의 요리를 책으로 구성해봤다. 몇 편은 연재를 했다. 아직 써야 할 글들이 많다. 내가 생각한 것처럼 글을 쓸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지금의 기획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안다. 항상 변수는 존재한다.

나는 연예인도 요리연구가도 아니다. 남들처럼 비법 요리나 양념장은 없다. 그저 나의 작은 추억과 위로, 치유의 음식을 글로 남기고 싶다 생각해 봤다.

작가도 하나의 밥벌이의 수단이다. 돈만 바라보지 않고 소신 있게 살고 싶다. 다른 직업보다는 나를 사랑하면서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직은 작가라는 감성과 환상이 있는 초보 작가다.

요리나 음식이라는 주제는 너무 많아서 글로 표현할 생각을 못 했었다. 많은 요리책들이 나와 있기도 했고 책을 쓰고 난 이후를 생각했다. 상업 글은 출간 이후도 생각하여야 하므로..

멋진 자기 계발서, 재밌는 동화,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대부분 주를 이루는 분위기 속에서.. 과연 내 책을 보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들이 밀려왔다.

우리 생활에 음식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는 인식을 스스로 하고부터다.

집에서 삼시 세끼를 준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고민하고 생각하는 부분이라 조금 덜 어렵게 글을 쓸 수 있다 생각했다. 쉬운 글이 없다. 매일 밥을 하면서 쉽게 한 끼를 차릴 수 없는 것처럼 이 글도 마찬가지다.

일상의 소재를 찾다 보니 그저 요리 레시피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나를 돌아보게 된다.

내가 살아온 이야기,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 내 상처들이 아물었는지.. 나 자신과 전보다 많이 이야기하고 있었다.

코로나로 부엌에서 그냥 밥만 하고 있던 게 아니었다.

오늘도 나는 밥을 한다. 특별하진 않지만 참치김치찌개를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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