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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연서 Jul 05. 2024

프롤로그


여름입니다. 지나간 계획대로라면 이 글은 1권의 책이 되어 지금쯤 세상에 나왔어야 합니다. 서점에, 당신의 가방에, 도서관에 바쁘게 움직이고 있어야 하는데 아직 내 손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쓰고 있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 살기를 바라면서 쓴 두 번째 책입니다.     


당신이 어딘가에서 이글을 보고 있다는 건, 책을 세상에 내어놓았다는 거겠지요. 첫 책을 출간하고 바로 두 번째 책을 쓰려고 했습니다. 운 좋게 출간 계약도 했지요. 그 사이 두 번의 편집자가 바뀌고 이 계약은 해지가 되었어요. 처음과는 달라진 기획서에서 글을 쓴 나도 우왕좌왕했거든요.     


처음엔 글쓰기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들을 엮어 보고 싶었어요. 초보 작가의 작업일지 같은 거였을 거예요. 글쓰기 책은 많아서 경쟁이 어렵다고는 답변을 받았어요. 1권을 낸 초보 작가는 글쓰기 대가들과 경쟁이 현실상 어렵다고요. 그런 책보다 에세이 형식이지만 자기계발서 같은 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정말 많은 책이 있습니다. 하루에도 6만 권씩 ISBN을 받고 국회도서관에 들어간다고 하니까요.  

   

글쓰기를 시작한 나라는 사람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욕심인가 봅니다. 수정의 수정을 하면서 내가 지금 쓰는 글이 어디로 가는지 혼란스러웠습니다. 깊은 사유나 큰 성공은 아니지만 묵묵하게 혼자 글을 쓰고 있는 모습으로 당신이 글쓰기를 어려워하지 않고 조금은 편하게 느꼈으면 했습니다.     


종이나 펜 앞에서 괜히 작아지고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을 아니까요. 처음부터 글을 좋아하고 잘 쓰지 않았기에 종이 앞에서 막막한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메모 하나를 남기면서 가슴이 콩닥콩닥, 여러 번 고쳐 쓰면서 그냥 메시지로 보낼지 고민을 하던 사람이니까요. 그런데 매일 조금씩 쓰다 보니 지금은 계속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기획이 돌고 돌아 다시 나의 첫 기획으로 돌아왔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노트북 속에 조용히 잠들어 버렸을 텐데. 시도조차 못 할 일을 해냈다고 하니 기분이 새롭습니다. 이 책을 펼친 당신에게 고맙고 미안합니다. 초보 작가의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단순하게 써 내려간 글이라서….


여기서 덮지 말고 계속 읽어요. 작은 무엇이라도 당신에게 가 닿을 테니 말입니다. 당신도 글을 쓰고 싶어 하는 마음이 생겼으면 합니다. 그리고 단순히 글이 아니라 더 나아가 마음속에 담아 둔 작은 일을 하나씩 펼쳐보면 좋겠습니다. 내가 오래 묻어둔 글쓰기를 꺼낸 것처럼….     


[글 쓰는 마음​]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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