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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연서 Apr 04. 2021

리코타 치즈 샐러드 언제 처음 드셔보셨나요?

[소란의 리코타 치즈 샐러드] 노래 아시나요? 처음에는 이런 노래가 다 있어하면서 웃으면서 들었는데 가사를 듣다 보니 남편이 좋아하는 메뉴, 제가 좋아하는 메뉴들이 줄줄이 나와서 재밌게 따라 불렀어요. 가끔씩은 일부러 노래를 찾아 듣기도 하고요.

 

리코타 치즈 샐러드 언제 드셔 보셨어요?? 저는 한참 나이 들어서 먹은 거 같아요. 20대 후반 지나 30대 초반쯤~ 그전까지는 치킨 샐러드를. 어린이 입맛입니다. 야채와 고기라는 단순한 인식.

그러다 우리도 치즈를 즐겨 먹게 되면서 카프리제 샐러드(모차렐라와 토마토)가 한동안 인기 있더니 어느 순간 이름도 생소한 리코타 치즈의 등장. 저는 요구르트를 먹어도 주로 플레인만 먹다 보니 리코타 치즈가 입에 맞았어요. 식당에서는 주로 발사믹 글레이즈라는 새콤달콤한 소스를 주는데 집에서 먹을 때는 발사믹 식초만 뿌려서 먹어요. 발사믹 식초를 설탕과 졸이면 글레이즈가 됩니다.

치즈를 엄청 좋아하지는 않지만 싫어하지는 않아서 집에서 만들어보기도 했고요. 우유를 식초와 레몬즙으로 끓이고 식히면 수제 치즈가 완성돼요. 유청을 많이 뽑으면 쫀쫀하고 유청을 조금 덜 빼면 요구르트처럼 부드럽지요~ 얘기하다 보니 오랜만에 만들어볼까 생각을 하게 되네요. 요즘은 새벽 배송과 당일 배송이 잘 돼서 따로 안 만들어도 되더라고요. 대전에 살 때는 잠자기 전에 주문하면 아침에 현관에 놓여 있어 편하게 먹을 수 있었어요. 지금은 다른 지역이라 미리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다음날 택배로 배달되어서 사기가 꺼려지고요. 꼼꼼하게 포장해서 오겠지만 날이 더워지니까요. 올해는 다시 리코타 치즈를 만들어야겠어요. 거의 제가 다 먹고 아들이 조금 맛을 보는 정도예요. 치즈를 좋아하는데 리코타 치즈는 또 싫어하고. 남편은 이 맛을 이해 못 하는 것 같아요. 치즈도 아니고 요구르트도 아니라고~ 샐러드를 먹으면서도 이걸 왜 먹는지 모르겠다. 나 같으면 치킨이나 스테이크 샐러드 먹을 텐데.. 하면서 먹지요. 제가 항상 어느 정도 먹으라고 무언의 압박을 합니다. 서로 각자의 취향이라 존중한다면서도. 핀잔을 주기도 하고요.

 

저는 샐러드를 다이어트 목적으로 한동안 먹었어요. 처음에는 풀만 먹어도 너무 맛있는 거 아세요? 집에서 손질하기 어려워 샐러드 도시락을 사봤는데 세상에 다 맛있어요. 이렇게 먹으면 금방 날씬해지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그런데 사람은 또 다른 걸 찾아요. 다이어트에 좋다는 저칼로리 음식들이요. 살이 찌찌는 않는데 표시나 게 빠지지도 않아요. 옆에서 남편이 코끼리도 풀만 먹어~ 아차! 싶은 거예요. 저는 샐러 드니까 괜찮아. 다이어트 식이니까 괜찮아하면서 더 규칙적으로 그 음식들을 먹고 있었거든요. 지금은 그냥 일반식 먹어요. 그런데도 살이 찌거나 하지는 않아요. 양을 줄였거든요.

다이어트 매일 해야지 하고 일 년 내내 다이어트를 생각하는데 어려워요. 매일 다이어트를 하면서 식단을 찾고 방법을 찾아요. 한동안 강제로 다이어트하면서 샐러드만 먹을 때는 즐겁지가 않았어요. 조금 우울하고 짜증이 많았어요. 솔직하게 말하면요. 먹고 싶은 거 못 먹어 기분이 널뛰기하는 사람이 바로 저였지요. 저는 육아도 일도 하는데 기분이 왔다 갔다 했었어요. 그러니 주변을 다 힘들게 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제대로 된 다이어트가 아니라 무조건 따라 하면서 음식만 줄였어요. 빠진듯하다 다시 요요가 요기도 하고 위염으로 약도 먹고요. 부끄럽다. 굶는 다이어트 하시지 마시고 식사량 줄이고 건강한 음식들을 드셔요. 이러면 제가 날씬하구나 생각하시겠지만 아직도 샐러드 먹었다가 다이어트 보조제 먹었다가 하는 옆집에 있는 평범한 언니 같은 사람이에요. 날씬해지고 싶고 아름답고 싶은 욕망은 나이 들어 죽을 때까지 일 것 같아요. 환갑의 엄마나 칠순의 시어머니를 봐도.. 여자들은 항상 가꾸고 꾸미는 것에 어느 정도 에너지를 쓰니까요. 오랜만에 만나면 나 살쪘지? 처음에는 아니에요.라는 인사치레를 했다가 요즘은 조금 빼시면 더 건강하시고 보기 좋으실 거라고 솔직히 말하고 있어요. 저는 말라야 한다는 건 아니에요. 우리가 힘들지 않을 정도의 몸을 말씀드리는 거예요.  건강하게 먹는다는 생각으로 이것저것 먹었더니 다시 살이 오르고 있는 것 같아요. 저부터 다시 다이어트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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