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연서 Dec 21. 2021

글쓰기, 짜릿했던 초심으로

오연서 산문집 4월에 나와요!

새 글을 쓰고 싶다.

봄부터 쓰던 글이 마지막을 달려간다.


누군가는 1달 만에 집필했다.

초고는 2달 쓴 것 같다.

1주일 만에 전체 틀을 완성했다.

북토크나 작가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모두 엄청난 속도로 작업을 하는 걸 보고 그저 놀랐다.


일기 같은 산문을 그것도 100장도 되지 않은 산문을

1년 가까이 잡고 있는 나에게는 딴 세상 이야기 같다.

글쓰기도 모두 각자의 속도가 있는데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러면서도 나의 속도로 그냥 간다.

한편으론 나 자신도 나의 글에 너그럽지 못해서 미안하다.

쓰면서 고치고 또 고치는 나를 보며 조금 편하게 하자는 생각이 든다.

12월까지 원고를 넘기기로 했지만 아직 다 보지 못했다. 

고치고 또 고치고 읽고를 반복 중이다.

내 글을 사랑해서가 아니다.

그저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조금은 나에게 유해지자.

글은 앞으로도 계속 쓸 테니 말이다.

쓰면 쓸수록 좋을 글을 쓸 거라는마음으로 꾸준하게 써보자.


이제는 새로운 글도 쓰면서 말이다.

고치는 것은 제대로 된 글쓰기가 아닌 것 같다.

글쓰기라는 강박에만 사로 잡혀있다.

노트북을 열심히 두드리지만 무언가 만족스러운 결과가 없다.

지루하고 답답하다.

조금 더 신나게 글을 써보자.

일부의 시간은 새 글을 쓰면서 탈고를 하자.

마음은 늘 그렇게 먹지만 마감이 정해진 원고만 우두커니 보는 나를 본다.




지난 일요일 독서모임에서 한 10분 글쓰기는 짜릿했다.

종이에 볼펜을 들고 무조건 앞만 보고 써 내려갔던 그 쾌감.

모두 함께 읽은 그 책에서 무작정 1줄을 찾아 

우리 글의 첫 번째 문장이 되었다.

나는 나를 찾아온 친구와 바다로 여행을 가고

k는 본인의 하루 일과를 시간순으로 

g는 책 속 내용의 틀을 다시 요약하는 느낌이고

l은 시간의 개념을 살짝 틀어 책 속의 다른 이야기를 했다.


같은 1 문장으로 서로 다른 글이 4가지 나왔다.

모두 달라서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설렘이 좋았다.

그래 나는 이렇게 글을 쓸 때 느끼는 이 기분이 오랜만이었다.

취미로 좋아서 하던 글이 계약금을 받는 순간 일이 되니 막막하고 답답해졌다.

이제는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처음 글을 써 내려가던 그 순간으로 돌아가 다시 글을 써야겠다.


아직도 뾰족한 독자도 타깃도 없다.

그저 나를 어루만지는 글이라 자신은 없지만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어딘가에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 사람에게 작은 위로를 전하는 글을 쓰고 싶다.


나의 감정 과잉의 일기가 아닌 에세이를 나는 오늘도 쓴다.

[오연서 산문집] 곧 만나실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글 쓰는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