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서 산문집 4월에 나와요!
새 글을 쓰고 싶다.
봄부터 쓰던 글이 마지막을 달려간다.
누군가는 1달 만에 집필했다.
초고는 2달 쓴 것 같다.
1주일 만에 전체 틀을 완성했다.
북토크나 작가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모두 엄청난 속도로 작업을 하는 걸 보고 그저 놀랐다.
일기 같은 산문을 그것도 100장도 되지 않은 산문을
1년 가까이 잡고 있는 나에게는 딴 세상 이야기 같다.
글쓰기도 모두 각자의 속도가 있는데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러면서도 나의 속도로 그냥 간다.
한편으론 나 자신도 나의 글에 너그럽지 못해서 미안하다.
쓰면서 고치고 또 고치는 나를 보며 조금 편하게 하자는 생각이 든다.
12월까지 원고를 넘기기로 했지만 아직 다 보지 못했다.
고치고 또 고치고 읽고를 반복 중이다.
내 글을 사랑해서가 아니다.
그저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조금은 나에게 유해지자.
글은 앞으로도 계속 쓸 테니 말이다.
쓰면 쓸수록 좋을 글을 쓸 거라는마음으로 꾸준하게 써보자.
이제는 새로운 글도 쓰면서 말이다.
고치는 것은 제대로 된 글쓰기가 아닌 것 같다.
글쓰기라는 강박에만 사로 잡혀있다.
노트북을 열심히 두드리지만 무언가 만족스러운 결과가 없다.
지루하고 답답하다.
조금 더 신나게 글을 써보자.
일부의 시간은 새 글을 쓰면서 탈고를 하자.
마음은 늘 그렇게 먹지만 마감이 정해진 원고만 우두커니 보는 나를 본다.
지난 일요일 독서모임에서 한 10분 글쓰기는 짜릿했다.
종이에 볼펜을 들고 무조건 앞만 보고 써 내려갔던 그 쾌감.
모두 함께 읽은 그 책에서 무작정 1줄을 찾아
우리 글의 첫 번째 문장이 되었다.
나는 나를 찾아온 친구와 바다로 여행을 가고
k는 본인의 하루 일과를 시간순으로
g는 책 속 내용의 틀을 다시 요약하는 느낌이고
l은 시간의 개념을 살짝 틀어 책 속의 다른 이야기를 했다.
같은 1 문장으로 서로 다른 글이 4가지 나왔다.
모두 달라서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설렘이 좋았다.
그래 나는 이렇게 글을 쓸 때 느끼는 이 기분이 오랜만이었다.
취미로 좋아서 하던 글이 계약금을 받는 순간 일이 되니 막막하고 답답해졌다.
이제는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처음 글을 써 내려가던 그 순간으로 돌아가 다시 글을 써야겠다.
아직도 뾰족한 독자도 타깃도 없다.
그저 나를 어루만지는 글이라 자신은 없지만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어딘가에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 사람에게 작은 위로를 전하는 글을 쓰고 싶다.
나의 감정 과잉의 일기가 아닌 에세이를 나는 오늘도 쓴다.
[오연서 산문집] 곧 만나실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