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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내가 사랑한 나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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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황수민 Dec 01. 2022

디지털미니멀

디지털미니멀을 하려고 하고 있다.

주로 자주 내 시선을 빼앗겼던 네이버카페, 가입되 있던 카페들을 모조리 탈퇴하고 네이버블로그 이웃들을 삭제했다. 앱테크하고 있던 것들도 대부분 정리했다. 유투브구독하는 것들도 다 구독취소를 했다. SNS는 원래 안하고 있었다. 가장 조절하기가 어려웠던 건 유튜브. 알 수 없는 알고리즘으로 인해 나도 모르게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보고있는 나를 발견하면서 유튜브에 대한 약간의 무서움이 생겼다. 이거 계속 보다간 아무것도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익하고 유용하고 재밌는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고, 보지 않으면 뭔가 뒤쳐지는 느낌과 내가 이렇게 무지했나 싶다가도 쏟아져나오는 영상들의 홍수 속에서 갈피를 못잡고 허우적대며 이리저리 휩쓸리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한 때, 구독도 정말 많이하고 좋은 것같다 싶으면 그대로 따라하고 노력했고 많은 성취도 느끼기도 했지만 좌절도 많이 느꼈고, 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들도 하고, 몸도 상한 경험도 하다보니 나만의 것을 만드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주로 본 영상들은 운동과 영양에 관한 것과 자기계발, 제태크, 독서 등이였다. 가끔 재밌고 유쾌한 영상들도 보았다. 따라해보고 시도해본 결과, 각자의 삶의 방식이 있고 그 사람의 방식이 나한테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어제와 비슷한 글이지만, 너무 무분별하게 수용했고 나에게 어울리지 않고 맞지 않은 옷을 억지로 입으려고 했던 것 같다.

왜 그랬을까?

그렇게 하면 더 성장하고 바뀔거라고,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될 것 같다는 그런 느낌이 있었다. 그렇게 해서 내 주변상황이 나자신이 크게 바뀌었나? 여전히 나는 같은 곳에 살고 직장은 같으며 작은 생활들이 조금씩 바뀌긴 했지만 눈에 띄게 크게는 변하지는 않았다.

삶은 영상속에 있지 않고 내가 직접 발로 밟고 서있는 곳에 삶이 있다. 그래서 내 시선과 시간을 무의미하게 빼았는 것에 거리를 두려고 한다. 수많은 유익하고 유용한 영상을 봐도 기억에 남아있는 것은 몇개 되지 않았고, 듣고싶은 것만 듣고, 보고싶은 것만 보고,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고 있는 나를 보았다. 그리고 영상을 보면서도 다른 일을 하는 것을 보면서 집중력이 많이 사라진 것을 느꼈는데 어떤걸 검색해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스마트폰을 집어든 순간 곧잘 잊어버리고 다른 것을 여러번 하는 나를 발견했다.

집에 메밀차가 있어서 저녁에 메밀차를 먹으려고 카페인 들어있으면 잠들기 어려우니 메밀차에 카페인이 들어있나 검색해봐야지 하고 스마트폰을 들고 다른 메세지를 확인하고 습관적으로 어플을 누루고 검색하겠다는 생각을 새까맣게 잊어버린, 이런 순간들이 한두번이 아니라는걸 알아차리게 되었다.

(하루가 지난 지금도 검색을 안하고.. 생각난 김에 바로 지금 검색을 해보자...)

출처 : 메디컬리포트뉴스(https://www.medicalreport.kr)

(그렇다, 카페인이 없다고한다. 오늘저녁엔 메밀차를...)

이렇듯 해야할 일을 잊어버리거나 미루거나 바로 하지 않는 나자신을 마주하며 지금 내 머릿속과 내 시간들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거지? 내 생각과 행동, 내 시간들을 내가 통제를 못하고 나자신과의 거리가 있는 것 같은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다. 나는 나인데 내가 나를 맘대로 하지 못하는 느낌?

(약간의 게으름은 괜찮다. 잠깐 미룰 수도 있고 너무 나 자신을 채찍질하진 말자.)

하지만 무분별한 수많은 정보와 영상 속에 노출되고 싶지는 않다.

나 자신의 것을 만들고 하루하루 즐겁게 만족스럽게 살고 싶을 뿐이다.

이제 input이 아닌 output을 하자.

지금 내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에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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