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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수민 Dec 01. 2022

어느 11월 일요일의 오후.

날씨가 맑다.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 완연한 가을의 끝자락에 있다.

다도를 하며 음악을 들으며 여유로운 일요일의 오후를 보내고 있다.

지난 몇달간 물건들을 많이 샀다. 경험도 많이 샀다.

집 가구 인테리어를 새로 했고, 옷 스타일도 많이 바꿨다.

내 심경의 변화를 뜻하는 거겠지?


자칭 미니멀라이프를 한다고 무엇을 버릴까, 어떻게 효율적이게 살까 하며 내 환경과 나 자신을 제한해 왔던 것 같다.

절제라는 단어로 나 자신을 옭매고 있었다. 절제를 하더라도 나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하고 나를 존중하며 했어야 했는데

절제가 아닌 억제를 하고 있었는지 부정적인 감정이 쌓여 지치고 무기력함이 반복되고 있었다.

하지만 강제로라도 억제하고 절제 한 후에 새로 선택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히 선택하면서

더이상 절제나 억제하지 않고 진정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나를 풍요롭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되었던 것 같다.


미니멀라이프한다고 비운 곳에, 그 텅빈 곳에 진정한 내 것으로 채우기 시작했다.

돈 아낀다고 저렴하게 산 것은 질이 떨어져 다시 새로 몇번 사게 되었더니,

차라리 돈을 더 주고도 더 좋은 것을 사고 오래 쓰는 것이 돈을 아끼는 것이라는 걸 느꼈다.

더 신중히 고르게 되고 그만한 가치를 지불하니 물건에 대한 애정이 생기고 만족감이 넘쳤다


근1년동안 제태크와 부동산, 부에 빠져 온 신경은 돈에 대한 관심사로 지냈는데 무언가 홀린듯 휩쓸린 것 같았다.

무지성 주식 투자는 1년이 지난 이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돈에 대한 태도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 같다.

인색해지고 진정한 행복에 대해 잃어가는 나 자신을 보면서,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불현듯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고 심사숙고한 시간을 더 가져야 했음을.


경제블로그와 제태크에 대한 블로그와 유튜브, 책들을 엄청나게 많이 보았고,

보면서 나의 가치관을 확립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했고,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던 것 같다.

나보다는 이 분야에 대해 훨 낫겠지 하면서 그들이 하라는 대로 거의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하지만 완벽한 사람은 없고 각자의 삶의 방식이 다르고, 살아온 삶이 다르듯이

나는 내 삶에 맞추어 살아야했음을 간과한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의 글쓰기의 중요성을 말한다.

나는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잘 떠오르지 않았고, 어떻게 써야 할지도 막막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이렇게 쓰면 될까하면서 떠오르는데로 쓰고 있다.

왜 그런 두려움이 드는가? 왜 나는 내 생각을 검열하는가?

내가 생각으로 정답을 알아야 하는가? 어떤 것에 대한 답을 맞춰야 하는 것도 아닌데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을 하며, 뭔가 그렇게 해야 우월감? 자부심? 을 느낀 건지.

나는 남들과 다르다고 남들보다 좀더 낫다고? 왜 남과 비교하려 하는지?

그저 나는 나일 뿐인데 말이다.


왜 글쓰기의 중요성을 말하는지 조금 알 것같다.

이건 나와의 대화, 나를 알아가는 과정, 내 마음속을 꺼내어 보는 구체적인 과정이.

누구에게 보여줄 글도 아니며, 누구에게 인정받거나 잘보이려는 글도 아니기에

편안하게 써 내려가면 된다. 나는 나 자신을 불편해 하고 있었나? 나 자신과 마주하기 힘들었나?

좀처럼 글쓰기가 쉽지 않았던 것. 잘 쓰려고 했던 것. 많은 기준들을 나에게 내세우고 있었구나 싶다.


떠오르는 대로 내가 하고싶은대로 하는게 자기개발이고

나를 더 성장하게 하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의 기준과 영향이 아닌 나만의 기준과 나의 영향으로 살아갈 것.

다른 사람의 것은 참고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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