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맑다.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 완연한 가을의 끝자락에 있다.
다도를 하며 음악을 들으며 여유로운 일요일의 오후를 보내고 있다.
지난 몇달간 물건들을 많이 샀다. 경험도 많이 샀다.
집 가구 인테리어를 새로 했고, 옷 스타일도 많이 바꿨다.
내 심경의 변화를 뜻하는 거겠지?
자칭 미니멀라이프를 한다고 무엇을 버릴까, 어떻게 효율적이게 살까 하며 내 환경과 나 자신을 제한해 왔던 것 같다.
절제라는 단어로 나 자신을 옭매고 있었다. 절제를 하더라도 나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하고 나를 존중하며 했어야 했는데
절제가 아닌 억제를 하고 있었는지 부정적인 감정이 쌓여 지치고 무기력함이 반복되고 있었다.
하지만 강제로라도 억제하고 절제 한 후에 새로 선택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히 선택하면서
더이상 절제나 억제하지 않고 진정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나를 풍요롭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되었던 것 같다.
미니멀라이프한다고 비운 곳에, 그 텅빈 곳에 진정한 내 것으로 채우기 시작했다.
돈 아낀다고 저렴하게 산 것은 질이 떨어져 다시 새로 몇번 사게 되었더니,
차라리 돈을 더 주고도 더 좋은 것을 사고 오래 쓰는 것이 돈을 아끼는 것이라는 걸 느꼈다.
더 신중히 고르게 되고 그만한 가치를 지불하니 물건에 대한 애정이 생기고 만족감이 넘쳤다
근1년동안 제태크와 부동산, 부에 빠져 온 신경은 돈에 대한 관심사로 지냈는데 무언가 홀린듯 휩쓸린 것 같았다.
무지성 주식 투자는 1년이 지난 이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돈에 대한 태도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 같다.
인색해지고 진정한 행복에 대해 잃어가는 나 자신을 보면서,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불현듯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고 심사숙고한 시간을 더 가져야 했음을.
경제블로그와 제태크에 대한 블로그와 유튜브, 책들을 엄청나게 많이 보았고,
보면서 나의 가치관을 확립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했고,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던 것 같다.
나보다는 이 분야에 대해 훨 낫겠지 하면서 그들이 하라는 대로 거의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하지만 완벽한 사람은 없고 각자의 삶의 방식이 다르고, 살아온 삶이 다르듯이
나는 내 삶에 맞추어 살아야했음을 간과한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의 글쓰기의 중요성을 말한다.
나는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잘 떠오르지 않았고, 어떻게 써야 할지도 막막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이렇게 쓰면 될까하면서 떠오르는데로 쓰고 있다.
왜 그런 두려움이 드는가? 왜 나는 내 생각을 검열하는가?
내가 생각으로 정답을 알아야 하는가? 어떤 것에 대한 답을 맞춰야 하는 것도 아닌데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을 하며, 뭔가 그렇게 해야 우월감? 자부심? 을 느낀 건지.
나는 남들과 다르다고 남들보다 좀더 낫다고? 왜 남과 비교하려 하는지?
그저 나는 나일 뿐인데 말이다.
왜 글쓰기의 중요성을 말하는지 조금 알 것같다.
이건 나와의 대화, 나를 알아가는 과정, 내 마음속을 꺼내어 보는 구체적인 과정이.
누구에게 보여줄 글도 아니며, 누구에게 인정받거나 잘보이려는 글도 아니기에
편안하게 써 내려가면 된다. 나는 나 자신을 불편해 하고 있었나? 나 자신과 마주하기 힘들었나?
좀처럼 글쓰기가 쉽지 않았던 것. 잘 쓰려고 했던 것. 많은 기준들을 나에게 내세우고 있었구나 싶다.
떠오르는 대로 내가 하고싶은대로 하는게 자기개발이고
나를 더 성장하게 하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의 기준과 영향이 아닌 나만의 기준과 나의 영향으로 살아갈 것.
다른 사람의 것은 참고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