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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봉준 May 20. 2019

인재경영 모델링 1. 인재경영의 철학

강점, 조직문화, 리더십에 대하여

 저는 개인적으로 무엇인가를 학습하고 이해할 때, 모델링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정보를 받아들일 때 어떤 컨셉으로 정보를 흡수하느냐에 따라 정보를 해석하고 적용하는 깊이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재경영을 제대로 조금 더 쉽게 이해하고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인재경영의 철학과 제도/관행에 대한 모델링을 먼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인재경영의 가장 기본적인 모델링은 위 그림과 같은 인재경영 Cycle입니다. 대부분 HR의 기능은 이러한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사람을 뽑아서 배치하고 역량을 개발하고 어떤 유지할 것인가?'


 이것이 인재경영의 가장 기본적인 과업이고 패러다임입니다. 한 때는 저도 이 개념도를 베이스로 그룹의 인재경영 판을 설계하고 고민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모델을 활용하는데 실패했습니다;; 각 사이클에 맞는 수많은 글로벌 사례를 찾아보고 적용점을 찾아 시도해보았지만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좋은 제도를 설계해도 실행력이 부족한 경영자들의 문제라고 탓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본질적인 문제는 제도나 실행력의 결핍이 아니었습니다. 아무리 씨앗을 심어도 열매가 자랄 수 없는 토양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 더 큰 문제였습니다. 좋은 제도를 가져와서 시행하지만 그 제도를 바라보는 경영자의 관점이 달랐고, 그 제도를 지속적으로 시행할 수 없는 조직문화가 대다수의 직원들에게 이미 깊숙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꿈꾸며 호칭을 없애고 직급을 없애도, 그것의 철학적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저 위계질서만 무너뜨리는 비현실적인 제도가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탓에 많은 사람들이 '역시 서구의 제도는 우리나라 현실에 안 맞아~'라고 비웃으며 인재경영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인재경영 철학의 토양을 만들고, 그 위에 열매를 맺는 인재경영의 제도와 관행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아래 그림은 TANAGEMENT 社에서 만들어가고 싶은 인재경영의 모델링입니다.


 이 모델링을 토대로 오늘은 인재경영의 철학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TANAGEMENT 인재경영 모델


Q1. 직원들을 어떤 존재로 볼 것인가?


 인재경영의 시작은 '직원들을 어떻게 볼 것인가'입니다. 직원들을 약점 투성인 존재로 볼 것인지, 아니면 직원들을 잠재력이 가득한 사람으로 볼 것인지의 문제입니다.

 대부분 리더들은 직원들을 바라보면서 답답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습니다. 어찌나 그렇게 마음에 안 들고 답답한지? 그리고 왜 그렇게 직원들에 대해 의심이 많이 생기는지 도무지 믿을 수가 없습니다.


 여기에서 결정적인 문제가 발생합니다. 직원들을 볼 때마다 답답한 마음이나 의심이 생기는데, 직원들에게 주도권이나 자율성이 준다는 게 가능할까요? 

 직원들 스스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회사의 비전과 미션에 써놓아도... 어떤 경영자는 이미 직원들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직원들을 보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아무리 핵심가치와 일하는 규율에 '우리는 직원들의 창의성을 존중하고 자율성을 가지고 일한다'라고 써놓아도 이런 일들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먼저 해야 할 것은, 직원들을 각자 자신만의 유일하고 탁월한 잠재력이 있는 존재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직원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약점을 찾거나 보완하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것을 잘할 수 있는지?'를 찾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것이 인재경영의 시작이자 유일한 방법입니다. 개인의 잠재력이 발견되는 조직, 개인의 강점이 활용되는 조직, 직원 개개인 각자 가장 잘할 수 있는 강점 역할을 통해 성과를 내고 성장하는 조직에서만 인재경영을 논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 아무리 좋은 말들로 포장한다고 하더라도 진짜 인재경영의 효과를 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코 직원들에게 없는 것을 요구하거나 약점의 늪에 빠뜨리면 안 됩니다. 잘 못하는 것은 절대로 시키지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잘할 수 있는 일을 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그것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성과를 만들어내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 뒤에 약점을 관리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도 늦지 않습니다. 문제는 강점에 집중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금도 실패와 좌절 감속에 빠져 있다는 것입니다.

 

 인재경영을 하고 싶으신 리더분들이라면 지금 나는 직원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자문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다음과 같이 질문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 사람이 진짜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저 사람이 조직과 팀에 기여할 수 있는 그런 놀라운 일들은 무엇일까?'

 

Q2. 어떤 분위기의 팀을 만들 것인가?


 여러분은 어떤 팀을 만들고 싶으십니까? 요즘 많은 사람들이 수평적 조직문화라는 표현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사실 이 단어는 적절한 표현은 아닙니다. 어떤 조직도 100% 수평적인 문화, 100% 수직적 문화 일 수  없습니다.

 조직을 살펴보면, 어떤 부분은 수평적이고 어떤 부분은 수직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래서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이룰 수 없는 꿈이거나 실제 조직이 원하는 모습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확하게 내가 어떤 팀? 어떤 조직문화를 만들고 싶은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별히 조직문화는 조직의 성장단계나 상황에 따라 문화적 요구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빠르게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해야 하는 스타트업 기업은 자율성을 중시하는 혁신지향적인 조직문화가 필요합니다. 반대로 큰 매출 성장 뒤에 안정화가 필요한 기업들은 프로세스와 규율중심의 생산성과 효율적인 관료적인 조직문화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문화는 한 가지가 정답이 아닌, 다양한 조직문화가 공존하게 되고 그것을 의도적으로 함께 사용해야 하기도 합니다. 어떤 제도는 혁신적인 방향을 지향하고 어떤 제도는 최소한의 위계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재경영은 이러한 조직문화를 기초로 만들어집니다. 어떤 조직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의도가 조직의 핵심가치와 인재상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핵심가치와 인재상은 그저 좋은 문장을 찾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닙니다. 조직의 비전과 미션에 따라, 혹은 조직의 크기와 성장단계에 따라 만들어가고 싶은 문화를 정의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의도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핵심가치와 인재상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핵심가치와 인재상을 이러한 노력 없이 결정합니다. 그래서 조직원들이 아무도 모르는 핵심가치와 인재상이 너무 많습니다. 심지어 어떤 기업들은 핵심가치와 인재상을 외부 컨설팅 기업에서 정해주는 대로 그대로 쓰기도 합니다;;;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문제는 이런 경우,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하는지?'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어떤 역량을 키울지?' HR의 제도들이 미궁 속으로 빠진다는 것입니다. 글로벌 우량 기업들의 좋은 HR 제도를 가지고 와도 제대로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회사에 맞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모른 상태에서, 남들이 정해준 기준을 가지고 회사에 필요한 인재를 뽑거나 양성한다는 것은 기적을 바라는 일과 같습니다.


 인재경영은 좋은 인재를 열매 맺게 하는 나무의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재경영의 씨앗은 조직문화라는 토양 위에 뿌려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심으로 인재경영을 이루어가고 싶은 리더라면 인재경영의 제도와 관행을 도입하기 이전에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을 해보아야 합니다.


 '우리 회사는 어떤 문화를 지향합니까?'

 '아니, 우리 회사의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조직문화가 필요합니까?'

 '만약 팀의 리더라면, 나는 어떤 분위기의 팀을 만들고 싶으십니까?'


Q3. 어떤 리더가 적합한 리더입니까?


 리더십에 대한 정의는 세상에 너무 많습니다. 너무 많은 정의와 역량들이 시중에 수많은 책들을 통해서 소개가 됩니다. 이런 책들에서 이야기하는 조언들이 대부분은 매우 동의되고 옳은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옳은 이야기가 모두 조직에 유효하게 작용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리더십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저도 한 때는, '이런 리더십이 정답에 가까운 것 같아'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다양한 조직과 다양한 리더를 만나면서,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던 리더십이 동일하게 유효하지는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어떤 리더십 스타일이 맞는가?'가 아니라 '어떤 리더십 스타일이 조직에 유효한가?'입니다. 조직문화와 상황에 적합하지 않은 리더십은 아무리 다른 곳에서 탁월성을 나타낸 리더십이라고 하더라도 실패할 확률이 큽니다.

 예를 들어 저는 개인적으로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이 구글에서 좋은 리더십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가볍게 생각해보더라도 불굴의 의지와 솔선수범의 리더십보다는 자율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리더십이 구글이라는 회사에 더 적절하지 않을까요? 리더십은 단순한 특성의 문제를 넘어 조직의 상황과 개인의 상황이 모두 고려되어야 하는 복잡성이 있는 예술성 있는 기술과 같습니다^^


 그리고 각 사람에 따라 자연스러운 리더십 스타일이 존재합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아도 발현되는 개인만의 리더십 스타일이 있습니다. 이것을 알고 인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아무리 많은 리더십을 배우고 인식하고 있더라도 개인의 재능과 강점이 반영된 리더십의 모습이 있습니다. 사실 이것을 뛰어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리더십의 오랜 훈련의 기간을 거쳐야만 어느 정도 자신의 스타일을 넘어서는 자기통제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자연스러운 리더십 스타일이 지배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더십의 모습을 이야기할 때 이것을 먼저 인식하고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조직에서 요구되는 리더십의 특성들을 이해하고 나에게 자연스럽지 않은 것이라면 어떻게 보완하거나 관리할지 대안을 세울 수 있습니다. 이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으면 직원들을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말로는 자율성과 혁신을 강조하지만 매우 통제적인 요구와 일하는 방식을 채택하면 직원들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고 불평하게 만듭니다. 안타까운 점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모든 리더십의 훌륭한 모습을 할 수 있다는 자만심이 모순과 결함이 가득 찬 리더를 양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재경영을 하는 리더는 나에게 자연스러운 리더십 스타일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조직에서 요구되는 리더십의 모습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어떤 리더십 스타일을 더 강화하고, 어떤 리더십의 모습을 관리하고 보완할지를 정합니다.

 이러한 균형 잡힌 리더십의 시각을 가질 때, 제대로 인재경영의 제도와 관행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리더십은 하나의 예술입니다. 아주 작은 호흡, 손길에도 결과가 매우 크게 달라집니다. 똑같은 제도를 운영하더라도 리더의 작은 생각과 관점의 차이가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래서 반드시 솔직하게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을 진단하고 이상적인 리더십의 모습을 마음속에 새겨두어야 합니다.


 '나는 어떤 리더십 스타일이 자연스러운가?'

 '나는 어떤 모습의 리더가 되고 싶은가?'

 '조직에서 나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 나에게 자연스러운 모습이 아니라면 어떤 보완하고 관리할 것인가?'


철학 위에 인재경영의 씨앗을 뿌리기


 인재경영은 분명한 실체와 결과가 나타나야 합니다. 이상적인 주장이나 단순한 이론이 아닙니다. 실제 기업과 조직에 작동하고 있는 제도이자 관행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제도와 관행은 조직의 성과와 매우 깊게 닿아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글로벌 우량기업에서 증명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직접적인 열매를 맛보지 못하고 본질에 가까이 가보지 못한채 드러난 표면만 만져보다 실패하고 인재경영을 쓸 때 없는 이상으로 치부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재경영의 열매를 맛보기 위해서는 제도가 아닌 철학적 기반에 먼저 집중해야 합니다. 이것이 결핍되면 생각보다 오히려 더 큰 부작용만 얻게 됩니다. 단순히 글로벌 우량기업의 좋아 보이는 제도가 우리 조직에 유효하지 않습니다. 인재경영을 정말 제대로 실행하고 싶은 리더라면 인재경영에 대한 철학과 패러다임을 먼저 고민하고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나는 직원들을 어떤 존재로 볼 것인지?

 나는 어떤 분위기의 팀을 만들어가고 싶은지?

 우리에게 어떤 리더의 모습이 적합한지?


 이 질문에 대한 매우 진지한 고민과 철학 위에 인재경영의 씨앗이 뿌리는 리더 분들이 더 많아지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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