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신생아 때 기억이 안 난다고요
나르시시스트 부모에게 자녀는 도구와 같다.
아니, 자기가 낳은 자녀가 도구라고?? 어떻게 그런 사람이 부모야?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나르시시스트 들은 자녀에 대한 가치관뿐만 아니라 모든 방면에서 아니 그런 생각을? 하고 의문을 품게 하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놀라기는 이르다. 나르시시스트는 세상에서 본인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자신이 자의로 낳은 자녀를 케어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자신이 매우 불쌍하고 세상에서 제일 힘든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르시시스트 엄마는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를 모두 본인이 스스로 선택했지만, 아직 세상에 나오지도 않은 자녀가 매우 버겁고 자신을 힘들게 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악성 나르시시스트 엄마의 경우, 임신과 출산이 너무 힘들어서 자녀를 누구에게 줘버리거나 버리고 싶지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있고 법적으로 처벌을 받으면 안 되기 때문에 우선 힘들지만 낳아서 키우기로 마음을 먹는다.
나르 엄마는 그런 맘을 먹은 자신이 너무나도 강한 모성애를 가진 대단한 엄마라고 생각한다.
이제 자녀가 세상에 나오면 나르 엄마는 육아를 마주하게 된다.
자신 이외의 모든 사람을 이용 가치를 따지는 도구로 보는 나르시시스트 엄마는 자녀를 당장 이용해 먹기에는 쓸모가 없고,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빼앗아 가는 존재로 본다.
육아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일이다. 누구에게나 육아는 각자의 상황대로 힘들고 어렵다. 자녀 양육은 누구에게나 고된 것이지만 나르시시스트 엄마는 육아를 하면서 자신을 힘들게 하는 자녀가 진심으로 싫고 자신이 너무나도 희생을 많이 하는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르 엄마들은 자녀에게 자신이 임신을 했을 때 얼마나 힘들었는지, 육아 때 자녀가 자신을 얼마나 괴롭혔는지 아래와 같이 말하며 자녀들에게 죄책감을 심어준다.
"너를 임신해서 내가 튼살이 생겼다. 너를 출산하느라 내 몸매가 다 망가졌다. 너 낳느라고 내가 뼈가 약해졌으니 내게 고마워해라."와 같은 말들을 자녀에게 거리낌 없이 한다.
나의 나르 엄마는 내가 초등학생일 때부터 결혼하기 직전까지 내가 갓난아기 때부터 본인을 얼마나 괴롭혔는지에 대해 수천 번을 말했다. 나에게 잔소리를 하거나 내가 엄마가 원하는 대로 하지 않아 화가 나면 아래와 같은 말을 하며 화를 냈다.
"너는 애기 때부터 등 센서가 발달해서 너희 언니랑 다르게 눕히기만 하면 울고 눕히기만 하면 울고 그래서 날 잠도 못 자게 하고 너무 힘들게 하더니, 커서도 날 힘들게만 하는구나"
"너희 언니는 애기 때 참 얌전했는데 너는 날 너무너무 힘들게 했어. 너는 어릴 때부터 나를 잠도 못 자게 하더니 지금도 나를 힘들게 해."
나는 우선 신생아 때 기억이 없다.
신생아 때 본인이 어땠는지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아, 나는 내 부모를 괴롭혀야지 하고 일부러 부모를 엿먹이기 위해 신생아 때부터 극악의 수면 패턴을 선사하는 아기는 없을 거다.
신생아의 직업은 원래 울고 떼쓰고 먹고 통잠 안 자고 싸고 또 울고 떼쓰고 그러다가 통잠도 자고 기어 다니고 걷고 넘어지고 뛰고 그러면서 성장하는 거 아닌가? 잠도 잘 자고 잘 보채지 않는 아기도 있고, 잠도 잘 깨고 잘 보채는 아기도 있고 그런 거 아닌가? 가장 열받는 것은 언니와 나를 비교하며 나에게 죄책감을 심어준 것이다. 엄마는 기분이 나쁘거나 티비에 육아 내용이나 아기가 나오기만 해도, '언니는 애기 때 참 얌전했는데 너는 날 너무너무 힘들게 했어.'라고 자주 말했다.
본인이 낳고 싶어서 아빠와 함께 나를 자기들 맘대로 낳아 놓고는, 자녀가 '나는 어떤 아기 었어?' 하고 물어보면 엄마들이 '너는 좀 보채는 아기였어~'라고 말하는 수준의 말이 아닌 이런 죄책감을 심어주는 말을 나의 나르 엄마는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인 때부터, 성인이 되어 절연을 선언할 때까지 했다. '너는 애기 때부터 등 센서가 발달해서~' 하도 많이 들어서 이젠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외울 수 있는 그녀의 막말들.
내가 본인을 속상하게 하거나 말을 조금만 안 들어도,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 폭언을 듣다 못해 귀를 막으며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도 내 나르 엄마는 이 등센서 외에도 항상 기억도 안나는 내 신생아 시절 육아 시 힘들었던 에피소드 이야기를 하곤 했다. 나는 우선 애기들은 보통 평균적으로 다 등 센서라는 게 발달해서 눕히려고 하면 우는 건지 몰랐다. 초등학교 때 나는, 내가 진정으로 이상한 애고 내가 엄마를 괴롭혔다고 진실로 믿었다. 내가 무슨 이상한 괴물인가 하는 생각까지 한 적도 있다. 그 이유는 아래의 폭언 때문이다.
"너희 언니 때는 태교도 했는데. 너 임신했을 때는 태교도 못했어. 널 임신했을 때 엄마는 운전을 하루에 왕복 4시간 해서 출근해야 했는데, 그때 너희 아빠랑 시부모님 때문에 너무 힘들고, 출퇴근도 너무너무 힘들었어. 너 임신하고 출근할 때 엄마는 매일 가로수에 차를 들이받아 자살하고 싶었어. 그래서 네가 이렇게 예민한 거야. 그래서 너한텐 항상 미안하게 생각해. 그래서 네가 어릴 때 나를 괴롭혔던 것 같아."
나르 엄마는 절연하기 전까지, 앵무새처럼 말했다. 보통 정상적인 부모라면 이런 생각을 했었다는 것만으로도 미안해서 자녀가 절대 알지 못하게 할 것이다. 임신 당시 태교를 못하고 자살 생각만 했었다면 더욱더 자녀에게 사랑만을 주려고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나의 나르 엄마는 내게 나를 임신했을 때 얼마나 죽고 싶었고, 어떻게 죽고 싶었는지에 대해 구체적이고도 생생하게 말을 해줬었다. "너희 언니 임신했을 때는 그래도 내가 시간이 돼서 클래식도 듣고 미술 책도 읽고 했었는데, 너 때는 바빠서 태교도 못하고 매일 아침저녁으로 죽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어. 그래서 네가 예민한 거 같다. 엄마가 미안하다."라는 말과 함께.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저 말을 반복 했다는 사실을 통해 나는 나르 엄마가 저런 말을 함으로써, 내게 불쾌함을 주고 고통스러운 기분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저런 말들을 들으며 자라는 동안, 내 인생 자체가 뭔가 잘못됐고 내가 태어나면 안 되는 아이인데 태어나서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고등학교 때까지 믿으면서 살아야 했다.
나는 내 엄마에게 태어나게 해 주세요 라는 요청을 한 적도 없었는데,
엄마의 의지로 이 세상에 태어났고, 너는 왜 예민하게 태어나서 엄마를 힘들게 한 거야!!!!! 를 들으며 살아야 했다.
나처럼 나르시시스트 부모에게 '그런 말을 할 거면 왜 나를 낳았냐'라고 말하는 자녀라면 차라리 다행이다.
부모에게 이런 말들을 듣고 '엄마가 날 임신하고 낳느라 고통스러웠고, 부모가 나를 힘들게 키우느라 내가 부모를 고생시켰다'는 죄책감을 가지는 자녀가 있다면, 꼭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당신이 낳아달라고 한 게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