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방안에만 있었더니 답답했다.
퇴근하고 온 남편이 밥 먹고 잠깐 바람 쐬고 오자고 했다. 어딘가에서 무작정 걷고 싶었다. 인도(India)는 걸을 수가 없다. 차도와 인도가 구분이 되어 있지 않아서 걷기에 위험하다.
그런데 Mehasana에서 10분 정도 걸을 수 있는 길이 존재한다고 했다. 버스정류장 근처였다. 우리 가족은 10분을 걷기 위해 30분간 차를 타고 비포장도로를 달렸다. 시골길을 달리는 터라 주변에 보이는 건 캄캄한 어둠뿐이었다. 나도 모르게 하늘을 쳐다보고 소리를 질렀다.
-우와, 저기 하늘 좀 봐. 세상에나. 별이 저렇게나 많다니.
차창밖의 하늘이 아주 가까이 내려와 있었고, 별들이 손에 잡힐 듯했다.
사람이 사는 동네가 나타날 때까지 하늘의 별은 사라지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을 우리 가족은 각자 독대했다.
비교적 안전한 거리를 걸으며 현지인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들여다봤다. 거리의 상점들은 죄다 남성복만 판매하고 있었고, 여성들은 길가에 드물었다. 오토바이 한 대에 가족 네 명이 타고 달렸다. 가장 어린 아들이 운전하는 아버지 앞에 서 있었다. 혹은 어린 아내가 갓난아기를 품에 안고 남편 뒤에 바짝 앉아 달리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오토바이가 없는 집은 걸어 다녀야 했다.
집 밖에 나와 있는 사람들도 제법 있었다. 그들에게 집 안과 집 밖은 따로 담장이나 경계가 있는 게 아니었다.
오래전, 모산 옥대 4리 꼭대기 집에 위치해 있던 우리 할머니집, 깊은 밤 할머니집에서 나와 아래로 내려오면 길가 한가운데 돗자리를 펼쳐놓고 동네 할머니들과 함께 앉아 이야기꽃을 피웠다. 나는 할머니 무릎에 누워 별을 보다가, 이야기 속에 빠졌다가 금세 잠이 들곤 했다.
시골에서 누워 바라본 밤하늘의 풍경이, 인도 비포장도로길을 달리며 바라본 밤하늘과 유사했다. 남편은 살면서 이렇게 많은 별을 본 게 처음이라고 했다.
회사로 돌아오는 길, 차를 세워 한참 하늘을 올려다봤다. 강렬한 빛이 가까워질수록 별은 빛을 잃었다. 마치 그 자리에 없는 것처럼.
어두울수록 더 빛나는 존재
그 역설 앞에서, 아쉽지만 고개를 떨구어야만 했다. 남편의 회사 앞 불빛은 너무 강렬하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