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Play List>
가슴에 남아 떨어지지 않는,
그날의 운명과 그날의 노래.
내게는 첫사랑 같은
노래이자 인생곡이기도 하다.
근데, 이 곡을 들었을 때의
기억은 떠오르지 않는다.
언젠가부터 자리를 잡고서
가슴을 마구 흔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Lemon>이
첫 번째가 되어야 했다.
이 아련한 첫사랑을
일기장의 맨 앞에 남겨두고 싶었다.
<Lemon>을 들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감정을 절제하면서도 너무나 아팠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무조건
이별과 고음이 한 세트로 나오거나
때로는 너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사랑을 집요하게 부르짖는다.
이러한 분위기에 지쳐버린 탓인지,
오히려 이렇게 담담한 슬픔이 더 와닿았다.
너무 펑펑 울어서
나올 눈물이 없는 것보다
조용하게 눈물 한 방울이
손등에 떨어지는 게 더 아프다.
덕분에 나는 일본에 눈을 떴고
요네즈 켄시를 운명처럼 만날 수 있었다.
만일, 내게 평생 동안
한 명의 노래만 들을 수 있다고 하면
주저 없이 요네즈 켄시를 고를 것이다.
다시 <Lemon>으로 돌아와서,
내가 노래를 더 아프게 듣는 방법이 있다.
불을 끄고 침대에 누운 뒤 이어폰을 꽂고,
천장을 바라보던지 눈을 감던지 뒤척이면서 노래를 듣는다.
“유메나라바 도레호도 요캇타 데쇼”
종이가 접히듯이 시작부터 마음이 살짝 꿈틀거린다.
“킷토 모- 코레 이죠- 키즈 츠쿠 코토나도”
이때부터 마음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노히노 카나시미사에, 아노히노 쿠루시미사에”
이 부분에서 한 번 눈물이 다가왔다가 슬쩍 빠진다.
“소노 스베테오 아이시테타 아나타토 토모니”
이 부분에서 빠졌던 눈물이 다가와 등을 토닥여준다.
“무네니 노코리 하나레나이 니가이 레몬노 니오이”
토닥이던 눈물도 같이 아파하면서 빛을 바라본다.
“아메가 후리 야무마데와 카에레나이”
빛을 바라보는 게 괴로워도 계속해서 바라보게 된다.
“이마데모 아나타와 와타시노 히카리”
갑자기 어둠 속이 너무나 아프게만 느껴진다.
노래는 과몰입을 해야
더욱더 맛있게 들을 수 있다
물론, 진짜 울 정도로 들어서는...
그것도 나쁘지는 않다.
밤에 듣는 노래는 야식과도 같은 게,
플레이리스트가 끝나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를 생각하면서
계속 이어폰을 꽂고 있으면, 잠들지 못하는 밤이 되어버린다.
밤을 새워서 노래를
듣는 것도 낭만이지만
내일 들을 노래가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자제하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