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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하영 Jul 08. 2023

치앙마이 일기 0.5

숙소이동 (마지막)수영장 어묵국수 편의점 안녕 야시장 장보기 빨래

6월 28일 수요일


그녀와 맞는 마지막 아침. 오늘도 먼저 눈을 떠서 산책을 했다. 자전거를 빌렸다. 숙소 근처를 한 바퀴 돌고 눈여겨봐둔 님만해민 숙소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큰 도로를 지나야 해서, 아니 정신을 차리고 보니 너무 큰 도로에 나 혼자 자전거로 역주행을 하고 있었다. 겨우 찾은 숙소는 결국 위치상 안 되겠다고 포기했다. 조식을 먹고 시간이 좀 남길래 수영을 하기로 했다. 님만해민 수영장은 수질도 좋고 크기도 딱이고 정말 만족스럽다. 수영장 때문이라도 다시 오고 싶은 숙소다. 체크아웃 후 짐을 맡기고 오전 산책 때 봐둔 카페로 갔다. 눈이 마주치자 “안녕하세요~” 하는데 억양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한국인 주인인 줄 알았다. ㅎㅎ 알고 보니 커피에 굉장히 진심인 곳이었다. 커피차이티라테였나? 베스트 메뉴라고 시켰는데 먹는 방법도 특이하고 맛도 괜찮았다. 직원들이 많았는데 다들 활기차고 친절했다. 혜미랑 나는 결론을 내렸다. ’ 직원이 많으니 업무량이 적고 그래서 진정한 미소가 나오는 것이다.‘


점심은 구글링으로 근처에 있는 태국음식점으로 갔다. 국수가 좀 짜서 뜨거운 물을 달라고 했더니 육수를 더 챙겨줬다. 여전히 짰지만 맛은 있었다. 배가 든든하니 또 졸음이 솔솔 쏟아져 근처 마사지 샵을 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지난번에 봐둔 기념품 샵에서 혜미가 주변 사람들을 줄 망고를 샀다. 완벽한 동선이었다. 마사지 샵에 앉자마자 폭우가 쏟아진다. 발마사지 의자에서 예쁜 통창을 통해 비 오는 모습을 보니 이런 호강이 없다. 발마사지 한 시간짜리를 받았는데 중간에 옷도 갈아입고 베드에 눕혀 추가로 해줬다. 450밧였는데 굉장히 만족스러운 마사지였다.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한국마트에서 혹시 모를 비상식량으로 컵라면과 진라면, 그리고 김치 작은 봉지를 샀다.



나 혼자 살게 될 숙소로의 이동. 그랩 택시를 불러 도착했다. 로비는 꽤나 세련됐다. 입구에서 방명록 비스무레 한 것을 작성하고 로비에서 싼탐을 찾았다. 그녀가 친절하게 키를 내주었다. 집은 내 기준의 청결도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잘 고른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무엇보다 16층에 있는 헬스장과 수영장이 감탄을 자아냈다. 혜미와 얼른 수영도구를 챙겨 올라갔다. 한 시간 정도 즐기고 내려와 씻고 시간이 좀 남아 같이 마지막 저녁을 먹기로 했다. 숙소 가까운 곳에 평점이 좋은 어묵국숫집에 있어서 갔다. 신기하다. 중심에서 아주 조금 벗어난 관광지인데 사람들이 조금 ‘덜’ 친절하다. 그렇다고 무례하거나 불쾌한 기분이 드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냥 이런 태국 사람들도 당연히 있겠지 싶어 재미있다. 암튼 그 어묵집 직원들은 굉장히 무뚝뚝했지만 나름 괜찮았다. 아니 뭔가 더 진심 같아서 좋았다. 돌아오는 길에 세븐일레븐에 들러 세탁 세제를 샀다. 혜미가 마지막 짐을 싸는 사이에 그동안 모인 빨래들을 돌렸다. 섬유유연제도 샀는데 향이 너무 강하다. 다음부터는 반만 써도 될 것 같다. 1층에서 200밧에 공항으로 가는 택시를 예약했다. 시간 맞춰서 가니 검은색 차가 와 있었다. “잘 가. 다음 주 주말에 또 와. “ 하고 쿨하게 보내줬다.


그녀를 보내고 빅씨마트를 가려다 보니 희미하지만 강렬한 불빛이 보인다. 역시. 야시장이었다. 찾아보니 여기가 나이트바자 근처이다. 태국에 와서 처음으로 화려한 언니들을 봤다. 근처에 복싱쇼(?)도 있고 언니들의 쇼(?)도 있는 모양이다. 야시장은 선데이 마켓보다 활기차지는 않았다. 관광팀이 모시고 왔는지 한국인 무리가 좀 있었지만 다른 마켓들에 비하면 굉장히 심심했다. 좀 더 둘러보다가 빅씨마트에서 간단하게 장을 보고 들어왔다. 이제 앞으로 이 집에서 잘 보낼 수 있겠지. 그동안 계획했던 것들 잘해보기로.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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