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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고 향기롭게 Feb 15. 2023

순간을 소중히ㅡ타이타닉

딸아이와 함께 본 25주년 재개봉

"엄마, 엄마~! 타이타닉이 재개봉 한대요."

어느날 15세가 된 딸아이가 툭 던지듯 말을 내뱉았다.

'재개봉? 타이타닉이'

곧바로 답을 주지도 못하고 혼자 고개를 갸웃했다. 타이타닉이 재개봉 한 이유가 뭘까? 뜬금없이 궁금해졌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관심이 명작은 명작인가 보다. 방학중인 첫째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

"엄마랑 조조영화 볼래? 보고싶었던 영화 없어?"

"음...좀 찾아보고요."

"타이타닉 어때? 엄만 봤지만 다시 보면 어떨지...너랑보면 또 다를거 같은데?"

그리하여 답정녀 다운 영화 초이스로 다음날 아침 급하게 영화관으로 달려갔다. 조조영화를 얼마만에 본건지 출근길 인파에 휩쓸려 어느새 한적해진 영화관 입구까지 다다르게 되었다. 이른 아침 한적한 극장은 주말에 북적이는 모습과 사뭇 다르게 우리를 반겨주었고, 각자의 간식을 손에 들고 자리에 앉았다.


97년도 봤던 영화와 다른점은 3D로 볼수있게 안경도 준비되어 있었다. 타이타닉이 개봉된지 25주년이라니 시간 이렇게나 흘렀던가. 그땐 썸타던 연하남이랑 보던 영화를 지금은 금쪽같은 첫째아이와 보고 있다니 말이다. 나는 그대로인데 세상이 그렇게 둥글게 흘러가나보다. 아이에겐 말 못했지만 미묘한 감정이 어두워진 조명과 함께 맴돌았다. 잊혀지고 놓쳤던 영화 내용들이 새록새록 다시 되살아 났고, 다시 느끼게 해주었다.

남자 주인공 디카프리오의 풋풋한 모습에 첫째는 영화를 집중할수 없는 잘생김이라 말한다. 그당시 여자 주인공 케이트 윈슬렛은 내눈에도 차지 않았었다. 한마디로 디카프리오가 아깝다하며 봤었던 기억이 난다. 왜그랬을까? 25년이 지난 후의 타이타닉엔 남자 주인공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여자 주인공이 너무 아름다워 영화에 집중할수 없었다고 해야할까?


["내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은 도박에서 딴 티켓으로 당신을 만난 거야."]라며 단 한번의 사랑이 운명이 되어 영원히 기억될 사랑이야기. 타이타닉


아이는 말한다.

"난 절대 배안에서 사랑안할거야."

"왜?"

"애초에 귀족 남자를 만나지도 않을거고, 아이들 책읽어 주며 재워주던 그 엄마처럼 해줘요! 디카프리오도 애초에 없는데요."

"....."

"가끔 예능 프로에서 타이타닉 한장면이다. 하면 이젠 그게 무엇인지 알게되어 좋은걸요. 그리고 일단 디카프리오 너무 잘 생겨서 좋은데...그래도 너무 재밌었어요."한다.


마지막 엔딩곡이 울려 퍼지고 한동안 노래가 다 끝나기까지 자리를 뜰수가 없었다. 진정한 사랑을 일깨워준 타이타닉에서의 잭과 로즈의 사랑은 25년이 지난 세월속에서도 더 선명하게 기억이 되어진다. 로즈는 죽기를 원했고, 잭은 살기를 원했다. 잭은 로즈를 위해 죽었고, 로즈는 잭을 위해 살았다. 몇번을 되내어 보아도 걸작은 이래서 오래오래 기억되나보다.


멋모르고 보던 그때의 나와 25년이 지난 시간속에 나가 느끼는 영화의 감동은 달랐다. 다 아는 내용이라고 했는데, 내가 알고 본 영화가 맞나할 정도의 감동이 밀려왔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선 침몰한 타이타닉호에서 로즈를 맞이하며 끝을 내는 순간은 마음까지 아련해졌다. 도박에서 탄 티켓으로 승선한 잭. 탑승자 명단에도 없는 잭은 오로지 로즈의 기억에만 살았기에 더욱 더 마음까지 뭉클하게 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모두가 그토록 찾던 대양의 심장 블루다이아몬드를 바다에 던지며 어릴적 느꼈던 감정은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로즈처럼 더 나이를 먹으면 더 느껴질수 있을지 몰라도 적어도 로즈의 마음을 조금 느낄수 있었다. 더이상 잭은 로즈안에만 있는게 아니란 것을 말이다. 잭을 기억해줄 로즈의 그림이 발견되지 않았던가! 로즈에겐 블루다이아몬드가 잭을 기억할 유일한 물건이였을지 모른다. 그래서 팔지도 못하고 간직하고 있었던거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잭을 기억할수 있는 그림을 발견후 블루다이아몬드는 로즈에게 의미가 없어졌던게 아닐까?


타이타닉의 감성에 오래 간직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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