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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고 향기롭게 Dec 23. 2021

알록달록 불태우다

정성 가득 구워내다.

마카롱 만들기를 시작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이들은 하루 남긴 방학을 즐거워하며 등교했다. 더불어 방학이 두려운 건 돌 밥을 예상할 나의 몫인 것을...


주말 보낼 선물을 준비하기 바쁘다. 분량의 재료를 계량하고, 단단한 머랭을 만든다. 뾰족 뿔같이 되었을쯤 하얀 거품이 한가득 머랭이 반긴다. 단단한 머랭을 위해 5분여를 돌린 믹서엔 열심히 돌린 기계 특유의 냄새가 살짝 난다. 아몬드 가루와 분당을 체치고 단단한 머랭 위에 붓고 알뜰주걱으로 살살 돌려준다. 2배 분량을 했기에 반으로 나누고 각각의 색을 내고, 알뜰 주걱으로 마카로나주를 한다.


머랭의 거품을 살살 없애주는데 이때 힘이 세게 하면 아몬드에서 유분이 나온다. 손목에 힘을 빼고 살살 돌렸다가 한 곳으로 모아주고, 또 살살 돌려주었다가 모아주기를 대략 7번 정도 해주며 중간중간 반죽의 상태를 살핀다. 이불을 접듯 찹찹 접히면 반죽은 완성이다.



나눠둔 다른 반죽에도 색을 내고 같은 방법으로 반죽을 만든다. 사실 이때가 가장 긴장된다. 반죽의 상태가 그날의 습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마카로나주를 하며 초반에 많은 실패를 했었던 기억들이 아직도  생생하기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




처음 마카롱 만들던 때 독학으로 영상 보며 하다가 두 번 실패하고 망연자실했던 때가 있었다. 마카로나주도 모르겠고, 아무런 기본기도 없던 내가 장마철 마카롱을 만들었던 기억이 말이다. 그리고 친한 지인으로부터 배우기 시작한 이후, 나의 마카롱 만들기는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었다. 계란 한판은 금세 동이 나고, 아몬드가루와 분당 가루 설탕 가루을 사들인 생각 하면 제대로 마카롱에 필이 꽂혔었다.



지금도 마카롱 만들기는 재밌다. 며칠 전부터 마카롱 꼬끄를 시간 날 때만 다 만들어 두었다. 그리고 오븐 앞에서 나오는 꼬끄의 결과물에 한두 개씩 잘라보고 내가 원하는 쫀듯한 꼬끄가 잘 나왔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짝을 맞추어 나란히 놓는다. 꼬끄를 짝을 맞출 때도 은근히 재미있다. 꼬끄가 오븐에 구워질 무렵, 남은 노른자를 기본 베이스 앙글레즈 크림을 만들어 둔다. 노른자에 설탕과 우유를 합친 결과물을 두꺼운 냄비에 약불로 졸여준다. 쉴 새 없이 저어 주다 보면 어느 순간 수분이 날아가고 잼의 형태로 될 때쯤 불을 끈다. 앙글레즈 크림이 완성되었다. 실온에 미리 꺼내 둔 버터를 휘핑하고 좀 전에 만들어둔 식힌 앙글레즈 크림과 섞어준다. 이젠 마카롱의 막바지를 향한다. 기본 앙글레즈 크림까지 만들어 놓은 상태는 이제 마카롱이 완성되기 직전이란 뜻이다.


적당히 줄을 세워놓았던 꼬끄에 크림을 올려준다. 딸키 맛, 초코맛, 얼그레이 맛, 커피맛, 레몬맛을 마련해 두었다. 한쪽면에 크림을 올려주고 뚜껑덮듯이 덮어주니 마카롱이 드디어 완성되었다. 차례대로 나오는 마카롱을 냉동실에 잠시 둔다. 그래야 포장하기 좀 편한 상태가 된다. 포장후에 나온 마카롱의 알록달록에 두근두근하다.


기본베이스ㅡ앙글레즈

비록 과정은 조금은 번거롭고 시간이 걸리지만 마카롱을 만드는 순간은 아무런 잡념이 없다. 달콤한 유혹에 누군가가 맛있게 먹었다는 이야기만으로도 피로가 풀리니 그런 행복에 또 만들수 있는 동력을 얻나보다.


이번주에 맛있게 먹어줄 나의 친구 아드님께 엄마마음으로 정성가득 보낼준비는 거의 마쳤다.

"oo야~언제든 먹고싶으면 말해다오~ 네가 맛있다고 해주는 것만으로 이모는 행복하단다~ 너의 꿈을 위해 응원할께~~~사랑해!"

이모의 행복배달 출발직전~!


정성가득 대기중인 마카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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