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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고 향기롭게 Mar 22. 2022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

법정과 최인호의 산방 대담

"사람은 때로 외로울 수 어야 합니다. 외로움을 모르면 삶이 무디어져요. 하지만 외로움에 갇혀 있으면 침체되지요. 외로움은 옆구리로 스쳐 지나가는 마른 바람 같은 것이라고 할까요. 그런 바람을 쏘이면 사람이 맑아 집니다." -법정

-1부 언젠가는 나로 돌아가리라



'너무 시대를 탓하지 말라, 시대에 의해서 그대의 존재를 망각하지 말라'는 뜻이고 '난세일수록 의식의 촉수를 세우고 홀로 빛나라'는 뜻이겠지요. 현대인들은 사실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알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다만 자신의 게으름이나 어떤 논리에 의해서 제1순위의 가치를 7위쯤으로 가져다 놓는 건 아닐는지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인호

-2부 백년의 명상 한 마디의 말




나오는글

순간 내 머리속으로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의 금언이 떠올랐다.
"꽃잎은 떨어지지만 꽃은 지지 않는다."
아가야, 그렇다. 꽆잎은 해마다 피고 떨어지지만 꽃은 영원히 지지 않는다. 법정이란 이름의 그대는 꽃잎처럼 떨어졌지만 하늘과 땅이 갈라질 때부터 있었던 본지풍광(本地風光)과 부모가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던 그대의 진면목(眞面目)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잘 가십쇼, 큰형님. 법정이란 허수아비의 허물은 벗어 버리고 지지 않는 꽃으로 성불하십시오.

...중략
"육신을 버린 후에는 훨훨 날아서 가고 싶은 곳이 있다. 어린 왕자가 사는 별나라 같은 곳이다. 의자의 위치만 옮겨 놓으면 하루에도 해지는 광경을 몇 번이나 볼 수 있다는 아주 조그만 그런 별나라,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으로 봐야 한다는 것을 안 왕자는 지금쯤 장미와 사이좋게 지내고 있을까. 그런 나라에는 귀찮은 입국사증 같은 것도 필요 없을 것이므로 한번 가 보고 싶다."

...중략
어린왕자 법정은 이제 고향인 별나라로 돌아가고 모든 별들이 녹슨 도르래 달린 우물이 되어 퍼 올리는 생명수를 마시고 태생부터 갖고 있던 억겁의 갈증을 채울 것이다.
나는 비틀거리며 봄빛이 가득한 언덕길을 올라갔다. 어쨌든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헛맹세에, 어느 날 봄날은 오고, 그리고 봄날은 언젠가 갈 것이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소유하고 싶은 요즘입니다.

이미 무소유를 소유하고자 하는 마음부터 모순이겠죠.

봄날은 오고 또 흘러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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