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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라윤 Oct 01. 2021

넌 몇 등급짜리 회사원이니?

직급보다 중요한 등급 1++ 고수로 등급을 올리면 연봉이 바뀐다.

투뿔 한우처럼 회사원에도 등급이 있다. 이 중에서 하수가 제일 바쁘다. 여기저기 불려 다닌다. 하루에 쓰는 이메일의 양도 제일 많다. 반면 중수는 적당히 바쁘다. 치고 빠지는 때를 알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투뿔 한우 등급은 고수에 속한다. 고수는 보기에는 제일 한가하다. 그런데 여기저기 중요한 곳에는 빠지지 않고 이름이 언급된다. 신기할 노릇이다.  그렇게 일하고 싶지 않은가?


그럼 고수는 어떻게 일하는가?


(상사) 멜리사: 안녕 타라, 최근에 아는 지인(비비안)이 도와달라고 이메일을 보냈는데 혹시 이런 케이스는 누가 맡아서 하는지 책임자를 좀 알아봐 줄 수 있나요?

타라:  아, 네.  알아보니까 그 일은 현재 전담하고 있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괜찮다면, 내가 직접 비비안에게 연락해도 될까요?

멜리사: 그러면 정말 고맙겠는데, 그럼 이메일에 타라를 넣고 소개하도록 할게요. 정말 고마워요!


타라에게는 여기서 엄청난 기회를 본다. 첫째로 상사가 본인의 선에서 처리할 수 없는 일이 나왔을 때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것 자체가 황금 같은 기회라는 것이다. 둘째, 상사의 목적은 이 지긋지긋한 상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서 이메일을 더 이상 받지 않게 되는 것이다. 상사가 가려운 등을 긁어달라고 등을 떠밀고 있는 격이다. 이때 나는 시원하게 박박 긁어주면 된다. 셋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제넘지 않게 "괜찮다면..."으로 허락을 구하라. 상사가 그럼 어찌 고맙지 아니하겠는가? 


그렇다면 하수와 중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하수는 찾아 달라고 부탁한 책임자가 없는 경우, 이건 책임자가 없어.라고 사실을 전달할 것이다.

중수는 책임자가 없으니 다른 팀에 알아보겠다고 할 것이다.


고수는 일의 경중과 상황을 보고 왜 이 이메일을 나에게 썼을지 매니저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뭐가 가려운 부분일까? 무엇이 그녀가 나에게 이메일을 쓰게, 부탁을 하게 했을까 한 걸음 나아가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내 생각에 멜리사는 분명히 이 일을 빨리 다른 곳으로 넘기고 본인의 업무로 돌아가고 싶을 것이다. 

상대방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표면에 드러난 것 이상을 보는 것이다.


무엇보다 고수는 결코 짐작하지 않는다. 추측은 확인되기 전까지 사실이 아니다. 비즈니스에서는 내 생각에는 당연한 것 같아도 확인받는 것이 좋다. 당연히 알겠지, 이건 그거겠지라는 것은 없다. 그래서 이렇게 해도 될까 라고 구하는 허락은 겸손이다. 


마지막으로 이 일은 본인의 업무 외에 일로 추가적으로 도움을 준 것임을 명백히 하라. 그래야 일의 경계가 분명해진다. 현재 이 문제는 담당자가 없어서 타라가 본인의 업무 외에 추가로 도움을 주는 상황이다. 즉, 호의를 베푸는 것이라는 것을 명명백백히 해야 공평하게 일이 분배가 된다. 



남들 다 하는 것 이외에 뭘 더 할지 아는 사람이 고수다.

시키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을 보는 것이 고수다.

거기에 겸손함을 겸비하면 이야기는 끝났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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