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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라윤 May 08. 2022

무계획이 최고의 계획이다.

계획러가 말하는 무계획의 아름다움

이건 별로 안 동그랗다 ;;

나의 별명은 계획쟁이다. 다이어리를 끼고 산다. 허구한 날 일기장을 붙들고 사는 게 낙인 사람이다.  특히, 주말이면 내일, 이번 주, 이번 달에 대한 계획을 짜고 앉아있는 것이 행복하다. 심지어 그걸 집중해서 하려고 커피숍에 간다. 이제는 동그란 시계로 계획을 세우는 것도 이력이 나서 컴퍼스를 대고 그린 것처럼 꽤나 동그랗게 잘 그린다. 이런저런 이유로 이브닝 다이어리라는 하루를 계획하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기까지 하다.


이런 내가 오늘 내가 그동안 짜 온 계획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의미의 계획들이었구나 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늘 저녁 모교 후배들과 path to growth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한다. 그들이 궁금한 점들을 나에게 미리 전달하여 주었는데 이것이 그 깨달음의 계기가 되었다.

질문지를 보니 그들이 궁금한 것은 지금의 나라는 사람이 무엇을 어떻게 해서 원하는 목표에 이를 수 있을까? 하는 것들이었다. 즉, 내 인생을 어떻게 디자인할까, 계획을 해야 하나 하는 것들에 관한 질문이다. 예를 들면, 무슨 책을 읽고 무슨 스펙을 쌓고 어떤 것을 공부해야 하나 하는 것들이다.


대답을 준비해야 하는데 그 와중에 깨닫게 된 것이 지금의 나는 사실 이런 어떤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는 아이러니한 점이다. 나는 내가 계획 쟁이인 줄 알았는데 그동안 내가 짠 계획들은 어떠한 결과 자체를 기대하고 했던 계획들이 아니었다. 그저 하루를 효율적으로 꽉 차게 보내기 위한 최적의 하루란 어떤 그림인가에 대한 시나리오들을 그려왔던 것이다. 그것이 계획이라는 이름이 붙었을 뿐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계획과 그에 대한 실행에 따른 결과는 아니었다. 나는 단 한 번도 16년의 경력을 쌓으면서 구글을 목표로 했다던가 싱가포르 해외취업을 계획한 적은 없었다는 사실이다.


욕심을 내자면 오늘 저녁에 나눌 나의 스토리가 그들에게 어떤 단서와 방향을 제시하고 새로운 생각의 전환이 되기를 바란다. 그 외에는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가는 과정에서 그들의 꿈은 자연히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 때문에 꿈이라는 것 자체는 "우주비행사", "대통령", "의사"이런 것이 아니라 동사 "사람을 돕겠다.", "데이터로 통찰력 있는 스토리를 만들고 싶다." 이런 것들이 되어야 함이 맞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오늘 인터뷰가 끝나고 우리 후배들에게 각자의 직업의 명사가 아닌 내가 하고 싶은 그 일의 그 동사가 무엇일지, 어떤 영향력을 왜 발휘하고 싶은지 생각해보고 말해보라는 숙제를 내주고 싶다.


오늘 인터뷰가 끝나면 내용을 유튜브에 올리도록 하겠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XBSiQJLMCYGxF4x94QyCyA/vid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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