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 comes under the guise of bad luck.
나라는 사람은 옆에서 아무리 소금이 짜다고 해도 내가 찍어먹어 보고 짜다고 인상을 찌푸리는 경험 정도는 해주어야 소금에 손을 대지 않는 좋게 말하면 체험 주의자 나쁘게 말하면 고집쟁이다.
올해 초에 어쩌다가 내가 모르는 새로운 사람이 내 팀원이 되었는데 심각하게 아무것도 할 줄 모르더라. 우리 회사로 오기 전 손꼽는 fortune 150의 두 군데에서 총 8년 경력이었는데 말이다. 사실 지식이 부족한 것은 채우면 되는데 파트너십/ 세일즈 브레인이 아니었다. (her brain was wired in a totally different setup altogether.) 그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페북 다니다가 온 친구들은 이미 회사에 soaked in 되었는데 이 친구는 조금 다른 곳에서 (그래도 tech인데) 다른 일을 해서 그런지 정말 처음에는 최악의 경우까지 생각했다. 내 매니저도 그런 나의 의견을 물었다. 비록 나는 개인적으로는 너무 힘들었지만 그런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아직 3개월 되었을 때 결정을 내리는 것은 조금 성급하다고 생각해서 시간을 좀 더 두자고 이야기했다. 회사가 전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누군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일이니 그렇게 함부로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그 친구 덕분에 정말 별의 별일이 다 있었다. 잘 광고하던 광고주가 그만 광고하겠다고 하지를 않나. 또 다른 광고주는 자율적으로 관리하도록 두었더니 광고 안 하고 있는 그 광고주를 그냥 안 될 거라며 손 놓고 포기하고 앉아있더라. 내 안의 악마를 보았지만 그 친구는 어차피 내 말을 못 알아들을 것이라 그냥 미팅 잡고 나를 넣는 일 정도만 해달라고 했다. 어차피 내가 할 일은 안 되는 상황을 되게 만드는 거니까 (그걸로 받는 월급이니) 하나하나 다시 해나갔다. 그렇게 두 광고주 다시 탑 광고주/ 탑 성과가 일주일 만에 만들어졌다. 워낙 바닥이었으니 쉬었지만 정말로 내가 한 것이 별게 없다. 근데 이 친구는 왜 손을 놓고 있었을까 싶다. 이 상황을 매니저에게는 있는 그대로 말할 수 없었다. 그 친구 성과 안 나오는 것도 내 성과니까.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미 아시더라. 내가 들어가고 나서 상황이 반전되었다는 것. 매니저는 우리 셋 (그 친구, 나 , 내 매니저)이 모여서 미팅을 할 때는 그 친구를 추켜세워주었다. 그녀는 사실상 무슨 일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고 있다는 것을 나에게 말을 미리 했고 그룹 미팅에서는 주니어를 칭찬한 것이 참 멋지게 느껴졌다. 그렇게 고생한 우리 둘을 위해서라도 새로 들어온 친구가 무슨 일이든 겁먹지 말고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는 걸 좀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렇게 2022 1H 성공사례 어워드에서 상을 받았다. 발표에서는 그 친구가 포기하지 않는 마인드셋으로 business transformation 한 것으로 나왔다. 그 매니저로 내가 있음에 뿌듯했다.
이 친구가 나에게 처음에는 불운으로 느껴졌다. 저 팀은 말도 잘하고 빠릿빠릿한 쟤가 들어갔구나. 근데 왜 나는... 할 일도 많고 drive 할 것도 많은데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성과를 뒤로 끌고 가고 있으니 얘를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 그런데 이 친구가 결국에는 행운으로 탈바꿈되었다.
이 친구 덕에 이번 분기에 이 성과 하나가 더 내 프로필에 들어왔고 그 덕에 people manager skill이 인정되어 (타이밍과 운이 90%이지만) 다음 분기에 내가 함께 일할 인턴도 들어온다. 행운은 그냥 오지 않는 것 같다. 불운 같은 일이 한 꺼풀 뒤집어 보니 행운이 되었다.
앞으로도 다양한 사람들이랑 일하게 될 것이다. 장단점이 다 다른데 그걸 잘 활용하여 윈윈 하는 사람이 좋은 매니저가 되는 것 같다. 행운은 불운을 가장해서 온다는데 이 친구가 처음 내 팀에 조인했을 때는 불운으로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이게 어떻게 행운이 되는지 내 작은 두뇌로는 전혀 가늠이 되지 않았다. 그녀덕에 잘 찍어 먹어 보게 되었다. 행운은 행운의 포장지로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불운의 포장지로 싸인 행운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