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을 썼다 지우고 썼다 지우고 하는 이유
최근에 캘린더 도장을 샀다. 하도 캘린더를 그려대고 있으니 도장을 꽝 찍어서 시간 절약을 해보자는 심산이었는데 도장이 너무 작고 퀄리티도 좋지 않아서 결국 다시 손으로 쓰고 있다.
원대한 새해 계획, 오늘의 계획 등등 우리는 무수한 계획을 세우고 처분한다. 그런데 계획은 원래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계획이란 내가 안 해본 것 또는 나를 뛰어넘을 능력과 습관을 만들기 위한 초기 작업인데 안 해본 것에 대해서 어찌 내가 다 할 것이라 장담할 수 있는가? 그러니 계획은 계속 바뀌고 수정되는 것이 맞다. 그러므로 작심삼일에 의기소침해할 것이 아니라 해보고 삼일 뒤에 계획을 수정하면 된다. 목표까지 가는 데에 각자 걸리는 시간은 다 다른 법이다. 빠르다고 좋을 것도 느리다고 나쁜 것도 아니다. 그 과정을 키우고 겪어나가는 것이 의미 있고 중요하다.
내가 계획을 세웠다가 바꿨다가 썼다가 지웠다가 한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몇 년도에 뭘 하고 살았는지 계속 적고 또 적고 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나도 나를 알아야겠고 내 속도를 이해하고 싶고 어떤 흐름으로 왔는지 보아야 현실적으로 감당 가능한 매일의 계획과 목표가 생긴다.
그러니 목표는 새해 첫날에만 세우는 것이 아니라 매일 세워야 한다. 작은 것이라도 목표를 세우고 다 했다!라는 체크 표시를 해 나가다 보면 의미 있는 하루하루가 쌓인다.
무의식적으로 보내는 시간을 의식적인 행동으로 바꾸는 과정이 계획이고 루틴이다. 아래는 연말 휴가 후 업무 복귀전에 어떻게 시간을 쓸지 계획한 것이었는데 근무시간과 점심시간의 구분이 없어지고 사랑이 산책시간은 시간이 날 때마 다해 야한 것으로 변경되어서 다시 짰다. 시행착오 있으면 나중에 만들어진 루틴은 나에게 꼭 맞는 맞춤 양복처럼 더욱 소중해진다.
그렇게 계획을 하는 과정은 사실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시간이 된다.
타라야, 너 진짜 할꺼야? 좀 더 쉽게 즐기면서 하는 방법이 있을까?
그렇게 스스로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나와의 약속 리스트 = 다이어리가 생긴다.
srw 은 우리 강아지 사랑이 sarang walk 산책 가는 일정의 약자이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