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내 것, 아무나 함부로 못 건드린다"
오윤, 대한민국, 1946. 1960년 가, 1969. 캔버스에 유채, 260×130cm. 소실.
(본 글은 법률 전문서적의 내용을 일반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쉽게 풀어 쓴 것입니다. 법적 정확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으나, 일부 내용이 원문의 의도나 법적 해석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법률문제에 대해서는 반드시 원문 및 법률전문가의 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본 해설은 원문의 취지와 맥락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해설자의 정치적 견해나 가치판단과는 무관합니다.)
"사람이 자유롭게 움직이고, 함부로 구속되지 않을 권리입니다"
‘신체의 자유’는 인간이 태어나 생명을 유지하고 살아가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권리입니다. 이 자유가 보장되지 않으면 다른 어떤 권리도 사실상 무의미해집니다. 우리 헌법 제12조는 체포·구속·압수·수색·심문 등의 제한은 <법률>과 <적법한 절차>가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체의 자유’에는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나는 물리적 폭력이나 위협 등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을 권리이고, 다른 하나는 ‘하고 싶은 행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이를 놓고 학자들 사이에서는 <생명권>, <신체불훼손권>을 모두 포함해야 하느냐, 아니면 ‘움직일 자유’에 국한해야 하느냐 의견이 갈리지만, 적어도 ‘자의적(恣意的)인 국가 권력으로부터 구속되지 않을 자유’라는 점에서는 한목소리를 냅니다.
거주·이전의 자유(제14조)는 <“집이든 거처든 원하면 자유롭게 옮길 수 있는 권리”>입니다. 반면 신체의 자유는 <“장소를 옮길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하고, 일정 위치에 머무르거나 빠져나갈 수 있는 자유”>를 포괄합니다. 두 권리는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지만, 거주·이전의 자유가 좀 더 구체적으로 ‘생활의 근거지를 옮길 수 있는 권리’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신체의 자유는 장소적 구속 자체를 부당하게 당하지 않을 권리에 강조점이 있습니다.
우리 헌법해석상 <일반적 행동자유권>이라는 개념도 함께 거론됩니다. 이는 ‘모든 행위를 할 자유’를 폭넓게 보장하는 것인데, 신체의 자유와 겹치는 부분도 존재합니다. 다만 일반적 행동자유권은 <특정 기본권 조항>이 적용되지 않을 때 보충적으로 쓰이는 개념이어서, 형사절차에서 국가가 신체를 직접 구속하는 문제가 발생하면 우선적으로 신체의 자유가 적용됩니다.
헌법재판소는 “지문 채취가 신체의 안정성을 직접 해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헌재 2005. 5. 26, 99헌마513). 즉, 경찰서에서 지문을 찍는 행위가 신체적 고통을 준다고 보기 어렵고, 몸 자체를 제압하거나 이동을 강제하는 구속적 처분이 아니므로 ‘신체의 자유 침해’로 보지는 않는 것입니다.
반면 영장 없이 ‘강제로 연행해가서 지문날인을 시키는 행위’라면, 그 자체가 이미 구속의 성격을 띠므로 신체의 자유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신체의 자유가 늘 지금처럼 세밀하게 보장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 헌법은 제정(1948년) 이래 여러 번 개정됐으며, 신체의 자유 조항 역시 변화를 거쳐 왔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이 자유는 1215년 영국의 대헌장부터 시작해 인권보장의 최우선 가치로 발전해 왔습니다.
다음은 주요 시기별 헌법 규정을 간단히 살펴보는 예시입니다.
제9조에서 모든 국민의 신체의 자유, 영장주의(원칙적으로 법관 발부 영장이 필요함), 변호인 조력을 받을 권리, 체포·구속 적부심 청구권 등을 규정했습니다. 비록 지금처럼 세분화되진 않았어도 기본 골격은 이미 자리 잡았습니다.
용어는 ‘구금’이라 표현했지만, 헌법 구조 전체는 현행 헌법과 유사해졌습니다. 다만 당시엔 ‘사인(私人)에 의한 신체 자유 침해 구제’ 규정도 있었고, 지금(제12조 제5항)에 규정된 ‘체포·구속시 이유 고지’ 조항은 아직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1972년 유신헌법은 영장 발부 요건이 크게 완화되고, 형의 선고 없이도 강제노역이 가능해지는 등 인권침해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1980년 헌법에서 이런 문제를 다소 보완했고, 연좌제 금지(친족의 행위로 불이익 받지 않는다는 조항)도 명시됐습니다.
현행 제12조 제1항은 <“누구든지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라는 문언을 추가했습니다. 또한 제5항에 <“체포·구속 이유의 고지와 변호인 조력권 안내”> 의무 규정을 넣어, 절차적 권리 보장을 한층 강화했습니다.
"단지 구속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고문·자백·영장 등도 중요합니다"
신체의 자유 보장은 <단지 ‘형식적 절차’>만 지키면 되는 것이 아니라, 법률 자체가 합리적이고 공정해야 한다는 <실질적 절차>까지 의미합니다(헌재 1993. 7. 29. 90헌바35).
즉 "누구를 구속하거나 처벌하기 위해서는"
(a) 법률에 근거가 있어야 하고,
(b) 그 법률 내용 역시 합리·정당해야 하며,
(c) 실제 집행 과정에서도 공정한 절차를 보장해야
비로소 적법절차에 부합합니다.
수사기관이 사람을 체포·구속·압수·수색하려면 반드시 법관이 발부한 영장이 있어야 합니다. 다만 현행범이거나 긴급체포 요건에 해당하면 일단 체포한 뒤, 곧바로 영장을 청구할 수 있도록 허용됩니다.
[예시] 수사 중 피의자가 도주할 우려가 큰 ‘장기 3년 이상’ 범죄라면, 사후영장도 가능합니다.
[포인트] 중립적 지위의 법관이 ‘체포의 적법성’을 미리 판단해 주어야, 자의적 구속을 막을 수 있습니다.
고문은 과거 독재정권 시절 인권침해의 대표적 사례였습니다. 헌법은 이를 절대적으로 금지합니다. 이는 물리적 폭력이든 정신적 위협이든, 자백이나 정보를 강제로 얻으려는 행위를 막자는 취지입니다. 또한 형사상 피의자는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자백 등)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도 보장받습니다(묵비권).
고문방지협약 등 국제인권법에서도 고문을 ‘고의적·극심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로 규정하며, 이를 절대적으로 금지합니다.
<“고문·폭행·협박·기망 등 부당한 방식으로 얻어낸 자백은 증거로 쓸 수 없습니다.”> 이는 자백이 수사기관에 의해 <강제>되면 사실과 무관하게 허위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백만이 유일한 증거>일 경우에도 유죄판결 근거로 삼을 수 없습니다(자백보강법칙).
사람이 국가에 의해 구속될 때는 말 그대로 <‘자유를 박탈당하는 상황’>이므로, 실체가 정당한지를 다시 한번 법원(판사)이 심사해볼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이를 구속적부심이라 합니다. 만약 범죄 혐의가 약하거나 영장 발부 절차가 잘못됐다면 즉시 석방할 수 있습니다.
억울하게 구속되면 법적 지식이나 절차를 몰라 막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 <“변호인을 만날 수 있고, 변호사 비용이 없다면 국가가 선임을 도와준다”>는 규정이 헌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더불어 체포 또는 구속의 이유·권리가 고지되지 않았다면, 그 처분 자체가 원천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모든 국민은 이유도 모른 채 잡혀갈 수 없다’는 원칙을 의미합니다.
"국가가 마음대로 처벌할 수 없게 하는 철벽장치입니다"
<“법률 없으면 범죄도 없고 형벌도 없다(nullum crimen, nulla poena sine lege)”>라는 원리로, 처벌하려면 무엇이 범죄이고 어떻게 벌해야 하는지 반드시 <국회에서 제정한 성문법>으로 구체적으로 정해놓아야 합니다(헌재 1991. 7. 8. 91헌가4).
이는 <형벌권의 남용>을 막고, <국민이 어떤 행위가 금지되는지 미리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핵심 원칙입니다.
[명확성의 원칙] 구성요건이 모호해선 안 됩니다. “어떤 행위가 금지되는지 일반인이 알 수 있어야” 헌법정신에 부합합니다.
[관습형법 금지] 관습이나 판례만으로는 범죄를 새로 만들어 처벌할 수 없으며, 피고인에게 불리한 유추해석도 금지됩니다.
동일한 범죄에 대해 반복 처벌할 수 없다는 원칙입니다. 한 번 형사재판이 확정되면, 똑같은 사실로 다시 기소할 수 없습니다(일사부재리). 다만 행정벌(과태료) 등은 그 목적과 기능이 형벌과 달라, ‘이중처벌’로 보지 않는다는 판례도 있습니다(헌재 1994. 6. 30. 92헌바38).
<형벌>과 <보안처분(예: 치료감호)>을 함께 부과하는 것이 이 원칙에 어긋나지 않느냐는 논란도 있지만, 헌법재판소는 <“두 제도는 목적이 다르다”>며 이중처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헌재 1989. 7. 14. 88헌가5 결정).
<“행위 시점에는 죄가 아니었는데, 나중에 법을 만들어 처벌”>하는 것은 금지됩니다. 또한 현행법에 없던 보안처분을 사후에 도입해 소급 적용하는 것도 논란이 많습니다. 원칙적으로 ‘소급입법으로 불리익을 받지 않는다’(헌법 제13조 제2항)는 기본구조가 있고, 헌재도 <“소급처벌은 위헌”>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신체의 자유는 강자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을 지켜주는 가장 강력한 방패입니다"
신체의 자유 조항이 없었다면, 국가권력이 임의로 체포·감금할 수 있는 길이 훨씬 넓어졌을 것입니다. 한 번 억울하게 구속되면 그 고통은 상상하기조차 어렵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헌법 제12조를 통해 영장주의, 고문금지, 묵비권, 자백배제 원칙 등 다양한 절차적 장치를 마련해두었습니다. 이 원칙들은 어느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야 할 <인권과 민주주의>의 기초이기도 합니다.
물론 실제 제도가 완벽하게 작동할지는 결국 국가기관, 수사관행, 법원 판단 등이 얼마나 충실한가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헌법이 어렵고 낯설다고 해서 무관심하면, 보호받아야 할 권리를 스스로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이 신체의 자유와 관련한 헌법적 권리를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본 글은 [헌법 주석서(법제처 연구용역), 한국헌법학회, 제12조]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정확한 법률 해석과 적용을 위해서는 반드시 원문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법률 자문을 대체할 수 없으며, 구체적인 법률문제는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 해설은 원문의 취지와 맥락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해설자의 정치적 견해나 가치판단과는 무관합니다.)